2002 월드컵·영화 '불의 전차' 주제곡 만든 반젤리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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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발자취영화 ‘불의 전차’ 등의 주제곡을 만든 그리스 작곡가 반젤리스가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한국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공식 주제곡인 ‘축가(Anthem)’의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다.
20일 외신들에 따르면 반젤리스는 지난 17일 프랑스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반젤리스는 1943년 그리스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방겔로스 오디세아스 파파타나시우다. 4세 때부터 피아노를 치며 음악에 재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최고 명문 예술대로 꼽히는 아테네예술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정식으로 음악 공부를 하지 않은 덕에 오히려 작곡 등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반젤리스는 밴드 ‘포밍스’를 결성해 그리스에서 큰 인기를 얻은 데 이어 3인조 프로그레시브 록밴드인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반젤리스가 작곡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영화 ‘불의 전차’다. 이 영화는 1924년 프랑스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영국 육상선수들을 다뤘다. ‘불의 전차’ 주제곡은 반젤리스에게 1982년 제54회 아카데미영화제의 작곡상을 안겨줬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블레이드 러너’ ‘1492 콜럼버스’ 등의 주제곡도 그의 손을 거쳤다.
반젤리스는 예술뿐 아니라 과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출연한 TV 다큐멘터리 ‘코스모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사한 화성탐사선인 ‘2001 마스 오디세이’의 음악 작곡을 맡았다.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 중 하나는 그의 이름을 딴 ‘6354 반젤리스’로 명명되기도 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전자음악의 선구자인 반젤리스는 불의 전차를 타고 긴 여행을 시작했다”고 애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