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中 금리 인하에 상승 출발

뉴욕증시는 주말을 앞두고 상승 반전했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11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45포인트(0.12%) 오른 31,291.5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12포인트(0.29%) 상승한 3,911.9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4.46포인트(0.30%) 상승한 11,422.96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을 주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1년물은 동결했으나, 5년물은 0.15%포인트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조치 강화로 공급망이 악화하고,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부양책은 위험선호 심리를 회복시켰다.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오르면서 뉴욕증시도 상승세로 출발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 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주머니도 가볍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 소매업체들의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졌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공급망 악화, 세계 경기 둔화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3대 지수는 이미 약세장에 진입했거나 약세장 진입을 코앞에 뒀다. S&P500지수는 52주래 최고치 대비 18% 이상 하락했으며,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지수가 52주래 최고치 대비 20% 하락하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한다.

S&P500 지수 내 에너지, 헬스, 통신, 기술, 부동산 관련주가 올랐고, 임의소비재, 산업,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하락했다.

화이자의 주가는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5~11세 아동에 대한 화이자 부스터 샷(추가접종)을 권고했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소매업체 로스 스토어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20% 이상 폭락했다.

사이버 보안업체인 팰로 앨토 네트웍스의 주가는 회사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해 10%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중국발 뉴스가 투자 심리를 일부 개선했다면서도 중앙은행들의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 공포를 씻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오면서 증시의 하락세가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픽트텟 자산운용의 아룬 사이 멀테에셋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우리는 현재 중국발 성장 공포와 미국의 통화정책 공포를 갖고 있으며, 중국의 조치로 심리가 개선됐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장에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글렌뷰 트러스트의 빌 스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많은 상반된 힘들이 현재의 매도세를 야기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이 가속화된 데는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공포가 주요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소매업체들이 재고 과잉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이 실적에 타격을 주고 있다"라며 "또한 저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증거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독일 DAX지수는 1.53% 오르고, 영국 FTSE지수는 1.82%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1.45% 상승하고 있다.

국제유가도 소폭 올랐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78% 오른 배럴당 113.09달러에, 7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0.35% 상승한 배럴당 112.43달러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