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정의선 만난다…현대차, 조지아에 '미 첫 전기차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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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전통적 공화당 텃밭이지만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짓는 세 번째 공장이자 첫 전기차 공장 부지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조지아주(州)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 앨라배마주(현대차)와 조지아주(기아)에 각각 내연기관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대선서 트럼프 대신 바이든 '손'
오는 11월 중간선거 '최대 격전지'
"현대차 공장 일자리 8500개 창출"
예비선거 앞두고 공화당 내 경쟁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조지아주 주지사실은 오는 20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1일) 서배너(Savannah) 항구 인근 브라이언 카운티 공장 부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현지에선 이 발표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공장 투자 관련일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이언 카운티는 현지 언론들이 현대차 전기차 공장이 들어설 곳으로 관측하고 있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생산과 설비 확장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9조4927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은 그 일환이다. 유력 지역언론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는 "70억달러 규모의 투자는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큰 경제개발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미국 동남부에 위치한 조지아주는 오래 전부터 미국 남부의 면화 생산 중심지로 유명해 섬유산업이 지역경제를 지탱해왔다. 중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섬유 시장을 장악한 뒤로는 경제적 쇠락의 길을 걸었다.
조지아주는 직전 네이선 딜(공화당) 주지사 때부터 완성차 관련 공장 유치에 전력을 다하며 지역 경제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펼쳐와 2006년 기아 공장 유치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약 5조원 규모의 SK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유치했다. 조지아주는 SK 공장 유치를 위해 약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 지원금, 무료 부지 제공 등의 인센티브를 줬다. 지난해에는 미 전기차 업체 리비안 공장도 유치했다. 6조4000억원 규모로 약 7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조지아주는 리비안에 세제 혜택, 토지 무상 지원 등 약 1조9000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현대차의 투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 선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통적 공화당 텃밭인 '선벨트' 지역 중 하나인 조지아주는 지난 미 대선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신 바이든 대통령(민주당)을 택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혀 민주당으로서는 조지아주를 수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AJC는 "현대차 전기차 공장에서 약 8500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전 출국하기 전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미 현지 공장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정부 당국자가 밝힌 내용을 우리도 알고 있다. 만약 만나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미래 사업에 대해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조지아 주지사실에서 현대차그룹과의 신규 공장 설립 발표 시기를 20일로 잡은 것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미국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선을 노리는 현 주지사 켐프(공화당)에 도전하고 있는 데이빗 퍼듀(공화당) 전 연방상원의원은 이번 신규 공장 발표와 관련해 "주정부가 기업들에 주는 세제 혜택을 남용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지역 주민들과 상의를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기 까다로운 환경이 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에도 미 앨라배마 공장에 3억달러(약 3810억원)를 투자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모델과 싼타페 하이브리드 생산라인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조지아주 공장이 신설되면 미국 시장을 겨냥한 대형 SUV 전기차 생산 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신형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7, 기아 EV9이 미국 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차종은 이르면 2023년 판매를 목표로 개발되는 차량이다. 현재는 콘셉트카(개발 방향성을 담은 시제차)만 공개된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