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세종시 참샘약수터 지키고 가꾸는 이현숙 참사모 회장
입력
수정
"많은 사람이 약수터 이용 때 행복감…힘닿을 때까지 관리"
"가뭄으로 물 끊긴 약수터 서둘러 복원하고 인근 공중화장실 설치해야" "저와 회원들이 꿋꿋이 지켜내고 정성껏 가꿔온 참샘약수터에 많은 사람이 찾아와 물을 받아 가고 목을 축이면서 쉬는 모습을 볼 때 행복을 느낍니다. 힘닿을 때까지 관리하겠습니다.
"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참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참사모)을 이끄는 이현숙(67) 회장은 "참샘약수터는 세종시의 역사이자 자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저와 참사모 회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참샘약수터는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과정에서 영원히 사라졌을지 모른다"며 "약수터를 바라보면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원주민인 이 회장이 참샘약수터와 인연을 맺은 사연은 2012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 연기군 남면 갈운리(현 세종시 고운동)에서 살다 마을이 수용되면서 첫마을 아파트로 이사한 직후다.
약수터 인근 피혁공장에 다녔던 남편 지인 A씨가 남편을 통해 아파트 인근에 아주 오래된 약수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신도시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며 도움을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A씨는 이 회장이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운영하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주부모니터단 회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본 것이다. 이 회장은 남편과 함께 약수터가 있다는 곳을 찾아 헤매다 수풀 속에서 찬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약수터를 발견했다.
이후 그는 고려 말 기록에 "병에 걸린 백성들이 이곳을 자주 찾았다"는 내용을 전해 들었고, 연기군 남면 지리지 등 각종 문헌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참샘이 800년 역사의 유서 깊은 약수터란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이를 잘 정비해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를 잇달아 방문해 약수터 관련 기록을 제시하며 복원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고 짜증을 내던 행복청과 LH 직원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 4월 4개월간의 약수터 복원사업을 마치고 시민에게 개방됐다.
약수터 입구에는 참샘약수터 유래비도 세워졌다. 하지만 약수터 복원사업이 마무리됐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잡목과 수풀 제거는 물론 약수터 청소는 주민들의 몫이었다.
이 회장은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첫마을 아파트 주민들이 참여하는 참샘약수터 지킴이 즉, 참사모를 결성하고 주변 벌목과 벌초, 약수터 이끼 청소, 배수로 정비 등을 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다.
5명으로 시작한 참사모 회원은 시간이 지나 40명 이상으로 늘었다.
매월 한차례 하던 봉사활동을 1년 뒤부터는 매주 한 차례로 늘렸다.
해야 할 일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과 회원들의 노력으로 주민 쉼터인 한솔정과 참샘정을 세우고 주변에 보기 좋은 솟대정원도 조성했다.
수형이 좋은 나무도 새로 심고 꽃밭도 멋지게 꾸몄다.
열성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그는 "약수터 주변 수풀을 정비하다 죽은 나무가 있어 벌목하려고 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불법행위'라며 윽박지르듯이 말해 맘고생을 한 적이 있다"며 "나중에 해당 공무원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요즘 이 회장은 마음이 편치 않다.
밝고 웃음기 넘치던 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10년 넘게 콸콸 쏟아져 나오던 약수터 물이 최근 유례없는 봄 가뭄으로 끊겼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청에 시설 보강을 공식 건의했다.
그는 "아직 저수조에 많은 물이 고여 있는 만큼 시설을 조금만 보강하면 시민들이 예전처럼 약수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가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했다.
그는 약수터 시설 보강과 함께 주변에 공중화장실 설치도 요청했다.
그동안 시민들이 약수터에서 200여m 떨어진 세종보사업소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이 화장실이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으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약수터를 찾은 시민들이 공중화장실이 없어 주변에서 몰래 용변을 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약수터를 찾은 시민이 늘어나는 만큼 공중화장실이 빨리 설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가뭄으로 물 끊긴 약수터 서둘러 복원하고 인근 공중화장실 설치해야" "저와 회원들이 꿋꿋이 지켜내고 정성껏 가꿔온 참샘약수터에 많은 사람이 찾아와 물을 받아 가고 목을 축이면서 쉬는 모습을 볼 때 행복을 느낍니다. 힘닿을 때까지 관리하겠습니다.
"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참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참사모)을 이끄는 이현숙(67) 회장은 "참샘약수터는 세종시의 역사이자 자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저와 참사모 회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참샘약수터는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과정에서 영원히 사라졌을지 모른다"며 "약수터를 바라보면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원주민인 이 회장이 참샘약수터와 인연을 맺은 사연은 2012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남 연기군 남면 갈운리(현 세종시 고운동)에서 살다 마을이 수용되면서 첫마을 아파트로 이사한 직후다.
약수터 인근 피혁공장에 다녔던 남편 지인 A씨가 남편을 통해 아파트 인근에 아주 오래된 약수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신도시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며 도움을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A씨는 이 회장이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운영하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주부모니터단 회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본 것이다. 이 회장은 남편과 함께 약수터가 있다는 곳을 찾아 헤매다 수풀 속에서 찬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약수터를 발견했다.
이후 그는 고려 말 기록에 "병에 걸린 백성들이 이곳을 자주 찾았다"는 내용을 전해 들었고, 연기군 남면 지리지 등 각종 문헌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참샘이 800년 역사의 유서 깊은 약수터란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이를 잘 정비해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를 잇달아 방문해 약수터 관련 기록을 제시하며 복원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귀찮아하고 짜증을 내던 행복청과 LH 직원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 4월 4개월간의 약수터 복원사업을 마치고 시민에게 개방됐다.
약수터 입구에는 참샘약수터 유래비도 세워졌다. 하지만 약수터 복원사업이 마무리됐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잡목과 수풀 제거는 물론 약수터 청소는 주민들의 몫이었다.
이 회장은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첫마을 아파트 주민들이 참여하는 참샘약수터 지킴이 즉, 참사모를 결성하고 주변 벌목과 벌초, 약수터 이끼 청소, 배수로 정비 등을 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다.
5명으로 시작한 참사모 회원은 시간이 지나 40명 이상으로 늘었다.
매월 한차례 하던 봉사활동을 1년 뒤부터는 매주 한 차례로 늘렸다.
해야 할 일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과 회원들의 노력으로 주민 쉼터인 한솔정과 참샘정을 세우고 주변에 보기 좋은 솟대정원도 조성했다.
수형이 좋은 나무도 새로 심고 꽃밭도 멋지게 꾸몄다.
열성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그는 "약수터 주변 수풀을 정비하다 죽은 나무가 있어 벌목하려고 했더니, 담당 공무원이 '불법행위'라며 윽박지르듯이 말해 맘고생을 한 적이 있다"며 "나중에 해당 공무원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고 전했다. 요즘 이 회장은 마음이 편치 않다.
밝고 웃음기 넘치던 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10년 넘게 콸콸 쏟아져 나오던 약수터 물이 최근 유례없는 봄 가뭄으로 끊겼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청에 시설 보강을 공식 건의했다.
그는 "아직 저수조에 많은 물이 고여 있는 만큼 시설을 조금만 보강하면 시민들이 예전처럼 약수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가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했다.
그는 약수터 시설 보강과 함께 주변에 공중화장실 설치도 요청했다.
그동안 시민들이 약수터에서 200여m 떨어진 세종보사업소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이 화장실이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으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약수터를 찾은 시민들이 공중화장실이 없어 주변에서 몰래 용변을 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약수터를 찾은 시민이 늘어나는 만큼 공중화장실이 빨리 설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