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이든 등 미국인 963명 입국금지

美제재에 보복…블링컨 포함
핀란드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
러시아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인 963명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도시 하르키우를 수복했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미 주요 인사 963명의 입국을 막겠다고 발표했다.러시아와 미국은 상대국 고위 공직자 등의 입국을 금지하는 맞불작전을 펴 왔다. 러시아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부인인 소피 트뤼도 등 캐나다인 26명도 입국금지 명단에 추가했다. 이 때문에 같은 날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서 막심 레세트니코프 러시아 경제장관의 발언을 앞두고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캐나다 뉴질랜드 일본 호주 대표가 일시 퇴장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 완전 장악을 공식 선언하며 승리를 선전했다.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함락시키면서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친러 성향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리우폴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한 우크라이나군을 영웅으로 칭했다. 우크라이나는 제2도시인 하르키우를 되찾는 데 성공했지만, 일부 러시아군이 참호를 파고 저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이날부로 핀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신청한 데 대한 보복조치다. 핀란드가 소비하는 에너지 중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가량으로 충격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