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만난 정의선 "美에 50억달러 더 투자"

현대차, AI 등 미래사업에 베팅
전기차공장 등 총 105억弗 투입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현지에 50억달러(약 6조3600억원)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전날 확정한 조지아 전기자동차 공장 투자액 55억달러(약 7조원)를 합치면 100억달러가 넘는 초대형 투자다.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은 이날 계획된 면담에 그치지 않고 결과를 백악관 유튜브로 ‘라이브 브리핑’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 50억달러를 쏟아붓기로 했다. 그는 “2025년까지 진행될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로보틱스, 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AI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조지아주에 들어설 새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동차산업의 리더로 도약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날 현대차그룹은 55억달러를 들여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과 배터리셀 생산기지를 짓는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로써 2025년까지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규모는 연초 발표한 74억달러에서 105억달러로 늘어났다.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입하는 데 이어 한국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병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계획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에 감사하다”며 “이번 투자는 미국에 8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조지아의 근로자와 사업자들은 경제적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대통령을 단독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한국 대통령 방미 사절단과 함께 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의 면담은 예정된 15분가량을 훌쩍 넘겨 50분간 이어졌다.

박한신/김일규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