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큰 투자로 전기차 날개단 현대차…하반기도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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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2030년 미국서 전기차 84만대 판매 목표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차의 중장기 공급 전망을 책임질 해외 전기차 공장이 가시화되면서 시장기회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내 경쟁력 상승에 자동차 산업의 호황까지 더해져 주가 상승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경쟁력·자동차 산업 호황 더해져 주가 상승 기대감↑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4500원(2.47%) 오른 18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할 것이라는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덕분에 현대차 주가는 올해 연저점인 16만3000원(3월 15일) 대비 14.42% 상승했다.실제로 현대차그룹은 21일 미국 조지아주에 55억달러(약 6조90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설립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더해 22일에는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50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75만대 규모에서 2025년 203만대, 2030년에는 602만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미국 현지에서 84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투자 발표 내용은 기존에 보도되고 예상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전기차 생산 계획을 구체화하고 공식화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양산 능력 확대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단순 점유율을 넘어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출시 초기에 누렸던 프리미엄이 회복될 전망이다.기존에는 전기차 공장을 많이 짓고 공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 주가를 견인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기차 시장에서 브랜드 포지션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업체가 차별적인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기존 완성차 경쟁사들은 환경 규제 달성을 위해 단순히 전기차 차종 늘리기에 집중하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런칭으로 브랜드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양사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출시 이후 꾸준히 모델당 1만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복 없는 상위권을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금리 상승과 리세션 우려가 주식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자동차 업종은 대기 수요를 기반으로 한 차별적인 호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높아진 소매가와 중고가가 완성차 업체들의 권장소비자가격(MSRP) 상승 전략이 원동력으로 꼽힌다.생산차질 문제로 판매대수가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평균판매가격을 기반으로 양호한 매출과 이익 창출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러시아 공장에서 쓰일 반도체를 북미나 한국과 같이 수익성이 좋은 지역으로 돌리면서 지역 믹스를 통한 이익 극대화 전략도 쓰고 있어 그 효과가 배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업종 가운데 현대차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물량 개선의 가시성이 높고 자동차 손익의 상대적 부진은 2~3분기 물량 정상화 시기에 만회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실적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부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있긴 하다. 그러나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의 낮은 인센티브와 환율 상승 등의 긍정적 가격 효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차질이 완화되면서 현재의 높은 판가로 예약된 대기수요들이 판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물량 효과가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이오닉5, GV60과 같은 전기차 전용 모델들의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신형 아이오닉6 모델의 출시 및 북미 전기차 공장의 건설 확정 등과 같은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