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기재부' 만들기 나선 추경호 "더 많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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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확대간부회의 열고 정책 방향성 공유"기획재정부는 남보다, 타부처보다 더 많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물가-민생안정에 최우선 순위
재정준칙 마련, 규제개혁, 노동 교육개혁 대비 주문
일하는 방식 두고 당근과 채찍 동시에 빼들어
"불필요 자료-의전 없애고 성과 중심 인사 개편 추진"
"이해관계자 소통 강화해 문제 시 대책까지 고려한 정책 만들 것"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오전 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첫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이 같이 주문했다. 이날 회의엔 기재부 1차관과 실·국장, 각국 총괄과장 등이 참석했다.추 부총리 취임 후 기재부 간부들이 모두 모인 첫 회의의 화두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였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가계·국가 부채 부실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 없인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 추 부총리의 생각이다.
추 부총리는 단기적으로는 물가 및 민생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면서도 중장기적으론 재정건전성 확보, 규제개혁, 노동·교육 개혁을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2차 추경의 국회 통과 후 신속한 집행을 위한 사전 준비와 물가 안정 등 민생안정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공공기관 혁신방안, 세제개편방안, 내년 예산안 편성 등 정책 준비에 철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정준칙 마련 등 건전재정 기조 확립방안을 강구 △외환·금융시장 모니터링, 컨틴전시 플랜 재점검 △규제개혁 △노동·교육개혁 추진 △사회적 약자·취약계층 정책점검·개발 등을 과제로 거론했다.이처럼 산적한 난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추 부총리는 기재부 내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당근'과 '채찍'을 제시했다. 그는 "불요불급한 회의·자료 준비나 행사용·의전용 자료를 최소화하고 보고 방식도 효율화할 것"이라며 "일하는 시간을 정책개발·품질 향상에 집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두보고를 활성화하고, 필요시 화상회의·문자·통화 등을 통해 보고의 '적시성'을 높일 것도 주문했다.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줄이는 당근과 함께 높은 품질의 정책을 생산하기 위한 채찍도 함께 내놨다. 그는 "실국간·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원팀(one-team)으로 협업할 것"을 강조하며 기재부 직원들이 다른 부처보다 더 많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정책은 이해관계 그룹 간 갈등과 충돌이 다반사"라며 "현장에서 답을 찾고 민간전문가,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확대해 갈등을 해결·극복하기 위한 전략도 정책입안 단계에서부터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담당 업무에 대해 좋은 면만 보이려 하지 말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것"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공유승차, 공유숙박 등 신산업과 기존 사업자 간 갈등이 첨예한 사항에 대한 정책 추진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며 혁신과 사회적 통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한 것을 인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조직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구상중인 인사 제도 방향도 공유했다. △고시기수·입사순서 중심의 인사관행 개선 △사무관 등의 실국간 전보제한 기간을 3년에서 3년으로 조정 △유연근무 활성화 △직간접 소통 강화 등이 추 부총리가 밝힌 방향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