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공임대주택 거주자 90% "여건 만족, 이사 계획 없어"

SH공사, 3천가구 7년간 추적조사…평균 주거면적은 12.5평
서울의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10명 중 9명은 거주 여건에 만족해 이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거주하는 공공주택의 평균 면적은 41.3㎡(12.5평)로 조사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23일 이런 내용의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시내 공공주택 18만3천215가구 중 약 3천가구를 표본으로 가구원 전원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7년여간 주거 실태 변화, 주거복지 수요 등을 추적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의 평균 나이는 58.6세였다.

구간별로 보면 60세 이상~69세 미만이 25.9%로 가장 많았고 30세 미만은 1.2%를 차지했다.

입주한 공공주택의 면적은 직전 주택보다 좁은 경우가 많았다. 직전 주택의 평균 면적은 47.5㎡, 현재 거주하는 공공주택의 평균 면적은 41.3㎡였다.

이사계획이 있냐는 물음에는 '없다'는 응답이 94.9%에 달했지만, 만일 이사할 경우에는 현재보다 넓은 면적(76.4㎡)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H공사는 "기존에 살던 주택보다 면적이 좁더라도 장기 거주와 부담 가능한 임대료 등을 고려해 공공주택에 거주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산을 형성해 더 넓은 주택으로 이동하는 등 '주거 사다리'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89.8%는 임대주택 거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내부 만족도는 설비상태(87.9%), 배리어프리(82.8%), 마감상태(81.2%), 주택성능(76.4%) 순으로 높았으며 외부 만족도는 휴게녹지공간(88.8%), 주차시설(87.4%), 장애인·고령자 배려시설(85.9%), 방범상태(84.8%) 순으로 집계됐다.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3가구 중 1가구는 월평균 40만원가량을 저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주택 입주민의 연소득 수준 대비 임대료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RIR은 평균 10.6으로 민간 임차가구 평균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SH공사는 "공공주택의 저렴한 임대료가 입주민의 자산 축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임차보증금과 임차료는 임대유형 간 격차가 매우 컸다.

평균 보증금의 경우 장기전세가 1억7천106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영구임대는 보증금 592만원에 월세 6만2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임차보증금 마련은 자기자금(83.6%)으로 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금융기관은 14.3%를 차지했다.

SH공사는 다음 달 1일부터 SH도시연구원 홈페이지(http://www.i-sh.co.kr/shuri/index.do)에 이번 조사 결과의 상세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공공주택의 정책 효과를 명확히 검증하고 시민 친화적 주거 유형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 데이터가 국내 최초로 도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변화하는 주거 복지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