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자소서 ‘대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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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채용트렌드:진학사 캐치 김정현 소장]지난해 7월 틱톡에서 ‘틱톡 이력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틱톡을 통해 동영상으로 이력서를 만들고 이를 기업에 제출하는 형식이다. 출시 당시 ‘쇼피파이(shopify)’, ‘로티(Roti)’, ‘치폴레(chipotle)’와 같은 유명 현지 기업이 참여하여 관심을 끌었다. 현재 수십 억 개의 이력서 동영상이 틱톡에 올라왔고, 장난스러운 영상도 있지만, 진지한 구직 영상이 다수를 차지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15~30초 짦은 틱톡 영상은 이력서로서 활용되고 있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글보다는 영상에 익숙한 세대들이 주요 구직자 층으로 등장하면서, 어려움 없이 영상으로 본인을 소개하는 이력서를 업로드하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기업들도 동영상 이력서나 자소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동영상 자소서 도입하는 기업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영업분야 인턴 모집에서 영상 이력서를 자소서와 함께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은 기업의 인재상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90~120초 이내 구성하면 된다. 영상 편집에 익숙하지 않은 지원자들을 위해 별도의 편집이나 자막은 넣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다.한화생명도 스펙을 초월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목적으로 동영상 서류 전형을 신설했다. 일반전형으로 지원할 수도 있지만 스펙이 부족하거나 개인역량을 더 어필하고 싶은 지원자는 동영상으로만 평가하는 해당 전형을 통해 지원하면 된다. 동영상 분량은 63초 정도이다.
올해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 현대백화점 그룹도 영상 자소서를 도입했다. 자기소개서 대신 2분 이내 동영상이나 PPT/PDF를 제출하는 형식이다. 앞선 기업처럼 현대백화점그룹도 영상 지원 형식과 기존 지원 형식을 선택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MZ세대에 맞는 채용차별화
동영상 이력서를 도입하는 기업의 목적은 명확해 보인다.
첫째는 채용 차별화이다.
MZ세대 적극적인 구직자들을 끌어들이고 싶은 기업 입장에서, 우리 기업 채용 과정은 다르다를 노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네이버보다 유튜브에 검색하는 것이 익숙하고, 글을 쓰는 것보다 영상을 촬영하고 업로드하는 데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익숙한 방식을 채용에 도입함으로 구직자에게는 익숙함을 채용홍보에는 차별화 효과를 잡을 수 있다.
두번째는, 간소화이다.
이력서, 자소서, 포트폴리오 등 여러 서류를 제출하고, 인적성검사와 여러 단계의 면접 과정 등 무겁고 획일적인 채용과정 대신, 동영상을 활용해 채용 과정을 줄이고, 지원자에 대한 진솔한 평가를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류평가와 1차 면접이 동영상 이력서/자소서만으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영상 이력서는 기존 종이 이력서에 비해 표절이나 첨삭, 대필의 우려가 적다. 짧은 시간에 자신의 강점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스펙 나열 대신 임팩트 있는 개인의 강점을 확인하는 장점도 있다.
추가로, 글로벌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이라면 확실한 니즈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 있는 인재들을 채용하는 데 더없이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다만, 동영상 이력서/자소서가 채용 시장의 대세가 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 아직은 보수적이고 경직된 채용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많기에, 적극적인 채용 과정에 도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도입 기업들도 기존 채용 서류 제출 방식들과 병행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지난 2년간 채용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듯이, 국내에서도 틱톡처럼 선두하는 기업이 나타나면, 어느새 동영상 이력서/자소서가 대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김정현 진학사 캐치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