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대통령의 외교매너 결례-조 바이든 VS 부시 VS 트럼프 VS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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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선글라스 끼고 영국 여왕 예방한 조 바이든 대통령
영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글라스 차림으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예방한 일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 여왕 앞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한 것은 왕실 예법을 위반한 것이자 결례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해 윈저성에서 여왕을 만났었다. 여왕은 윈저성 안뜰의 연단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었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은 의전 차량에서 내려 여왕과 인사할 동안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를 쓰고 입장하면서 왕실 예법을 어긴것에 대한 논란이 안팎으로 있었다.
영국 여왕 등을 터치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019년 영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국빈만찬 중 여왕이 건배를 위해 일어서자 왼쪽 팔로 여왕 등을 살짝 만지는 듯한 제스처를 보였다. 영국 왕실 인사를 만날 때는 악수 외 다른 물리적 접촉이 금지된다는 '불문율'을 어겼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었다.
영국 여왕 작은 키를 배려 못한 조지 H.W. 부시 대통령
1991년에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여왕을 접견하고 연설할 때 난처한 입장이 생겼었다. 188㎝라는 큰 키의 부시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오며 마이크 높이를 별도로 조정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부시 대통령에 이어서 연설할 연사는 바로 163㎝ 정도 키의 여왕이었다. 그래서 여왕의 얼굴이 연설하는 내내 마이크에 가려지는 해프닝이 발생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후 마이크를 낮추는 배려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미국 국기에 경례를 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환영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은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오른쪽에 선 윤 대통령이 성조기를 향해 경례하고 있고 이외의 한국 참석자들은 모두 손을 내리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국기법이나 시행령 등에 외국 국기나 국가에 경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없지만, 전례를 바탕으로 볼 때 일적으로 타국 국가나 국기에는 경례를 하지 않고 차렷 자세 등으로 경의를 표하는 게 외교 관례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상대 국가를 연주할 때 가슴에 손을 올리는 것은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로 의전상 결례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기에 대한 경례 방법이 나와 있는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 제3조에는 외국 국기의 경우 '경례를 하지 않은 것이 원칙으로 나와 있다. 다만 외국 국가와 애국가가 동시에 연주되는 경우에는 경례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기에 경례한 것은 외교행사 경험 부족에 따른 해프닝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현 정부가 한미정상회담이라는 중대한 행사를 앞두고 외교의전 관련해서 조금 더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의전이란 어떤 의미인가?
의전은 예(禮)를 갖추어 베푸는 각종 행사 등에서 행해지는 예법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평화스럽게 하는 기준과 절차'를 말한다. 예(禮)를 생활규범으로서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 간의 관계를 규율할 때 적용하면 예절(etiquette)이라 한다. 그리고 일정하게 틀을 갖춘 조직단위, 국가, 또는 국제 간의 공식적 관계에 적용할 때는 의전(protocol)이라 부른다. 오늘날의 의전은 행사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국민의례, 국기게양과 같이 국가 상징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도 광의의 의전이라 할 수 있다.
의전의 역사는?
의전은 사실상 서양보다 동양에서 먼저 태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11세기경 주나라 때 이미 백성을 다스리는 군자, 제후를 다스리는 천자의 지도 원리로서 '예'를 내세웠고, 우리나라는 조선 통치 500년간 국가의 통치 이념이자 사회 질서의 축으로서 예가 강조되었다. 특히 조선 세조 때 편찬된 《경국대전》 6전 중 예전에는 의장(복식), 의주(국가의 전례 절차), 조정의 의식, 국빈을 대접하는 연회, 중국 및 기타 외국 사신을 접대하는 방식, 제례, 상장 등의 의전 사항이 규정되어 있었다.
서양의 의전, 프로토콜 유래
서양의 의전(protocol)은 그리스어의 'protokollen'에서 유래되었다. 이는 'proto(맨 처음)'와 'kollen(붙이다)'이 합성된 단어로, 당초 공증문서에 효력을 부여키 위해 문서 맨 앞 장에 붙이는 용지를 뜻하는 말이었으나 이후 외교를 담당하는 정부의 공식 문서, 외교문서의 양식을 뜻하게 됐다.
서양의 의전은 언제 확립이 되었나?
서양의 의전은 19세기 초 확립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나폴레옹 전쟁 이후 개최된 1815년 '비엔나 회의(Vienna Congress)'에서는 국제의전에 관한 원칙이 정해졌고, 이는 1961년 체결된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정'으로 이어져 오늘날과 같은 의전 관행이 전 세계에서 확립되었다.
국기를 게양하는 의전 원칙
프로토콜 원칙에 따르면 여러 나라의 국기를 게양할 때에는 주최국 국기를 가장 중앙에 놓고, 나머지 국기는 영문 알파벳 순으로 게양한다. 또 대사들 간의 서열은 그 해당 주재국에 신임장을 먼저 증정한 순으로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의전의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면?
의전의 5가지 원칙(5R)이 있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꼭 지켜야 하는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Respect)다. 개인, 조직, 국가 등 인류의 활동 주체들은 생활양식이나 문화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에 의전의 바탕은 상대의 생활양식 등 문화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 있다. 두 번째는 문화의 반영(Reflecting culture)이다. 의전 격식 및 관행은 특정 시대나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므로, 세상이 변화하면 문화도 변화하고 의전 관행도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의전의 기준이나 절차는 때와 장소, 처한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의전의 세 번째 원칙은
세 번째, 상호주의(Reciprocity)다. 상호주의는 내가 배려한 만큼 상대방으로부터 배려를 기대하는 것이다. 의전 상 결례가 불가피했던 경우 사전이나 사후에 충분한 설명을 통해 상대의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의전의 상호주의가 항상 등가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며, 엄격히 적용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발전의 디딤돌인 의전으로 외교의 방향이 바뀔 수도
서열을 무시하는 것은 해당 인사뿐 아니라 그 인사가 대표하는 국가나 조직에 대한 모욕이 될 수 있으므로 정말 신경 써야할 것 같다. 외국 대사들은 사적인 파티에서도 지위에 맞지 않는 좌석 배치 등에 대하여 강하게 항의하고 때로는 퇴장을 불사한다. 그렇기에 국격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외교 매너의 무게는 크고 힘은 매우 세다.<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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