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안되는 '李 효과'…초비상 野, 인물론 앞세워 지지층 '영끌'

'발등에 불' 이낙연·정세균 등 원로 투입…박지현 대국민 사과 '눈물 글썽'
이재명 "ARS조사, 여론 왜곡 쉬워", 선대위 "맹추격 시작됐다"…투표 독려전
더불어민주당이 24일 6·1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기대했던 '이재명 효과'가 좀처럼 체감되지 않는 답답한 국면이 이어지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내 일부 우려에도 불과 두 달 전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을 선대위 총사령탑에 앉히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하는 '강수'를 뒀지만 좀처럼 시너지를 보지 못하고 악전고투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지도부 역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당장 지방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역단체장 8곳 사수라는 목표 달성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지도부는 지지층 총결집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한 것도 선거판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회견에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하겠다.

염치없지만 한 번만 더 지지를 부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무려 10초간 '90도 사과'를 했고, 눈물도 글썽였다. 박빙 판세가 계속되는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동연 후보도 이날은 여의도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민주당을 심판해도 씨앗은 남겨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대위는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승리를 위해 서울에는 권노갑 전 고문, 경기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각각 유세단장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 유세단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격한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통성을 상징하는 인사들의 가세로 전통적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울러 선대위는 여러 여론 조사상 민주당 후보들이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두고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고 강조,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투표 독려전도 병행하고 있다.

김민석 공동총괄본부장은 이날 선거상황 브리핑에서 "전체적으로 맹추격을 벌여나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의 추격전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것"이라며 "최소한 역량이 검증된 인물들은 살려야 되지 않겠느냐는 인물론을 끝까지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선대위원장인 이재명 후보는 최근 지역구(인천 계양을) 주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 뒤진 결과를 두고는 '여론 왜곡'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히 지방선거에서 ARS 조사 결과는 실제 최종 결과와 잘 안 맞는 경향이 많다"며 "질문에 이쪽 진영에서 기분 나빠할 내용을 넣으면 끊어버리니 왜곡하기가 쉽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것에 넘어가면 안 된다.

'ARS 조사에서 지고 있더라'고 하는 게 (지지자들을) 포기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작전일 수도 있다"라고도 했다.
다만 지도부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던 인천 계양을 민심 분위기가 예전보다는 우호적이지 않다고 보고 잔뜩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 역시 이날만큼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수도권 지원을 접고 지역구 유세에 집중했다. 김민석 본부장은 "이재명 후보의 우세 폭이 많이 좁혀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많은 샘플로 조사한 결과 그렇게 좁혀지지는 않았다"며 "이재명 후보는 막판 일주일 가운데 28일까지는 계양과 인천 유세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