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세장 속에서도…꿋꿋이 살아남은 통신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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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사실상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가운데 올들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는 종목이 있다. T모바일(TMUS), AT&T(T), 버라이즌(VZ) 등 미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들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올들어 T모바일 주가는 10% 상승했고, AT&T는 약 12% 올랐다. 버라이즌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약 4% 하락하면서 S&P500지수가 17% 급락한 것과 비교해 나름 선방하고 있다. 통신기업들이 주가를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휴대폰 요금이 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AT&T와 버라이즌은 지난 1분기 소폭 감소했고, T모바일은 지난해 4분기 하락한 뒤 1분기 상승했다. 이 3개 기업들은 치열한 경쟁과 무선통신 서비스업체들의 진출 위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정적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이 3개 회사의 수익이 약 1~2%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선통신 '빅3'가 계속해서 미국 증시를 능가할 것으로 보고있다. T모바일은 스프리트 인수로 강세를 보였고, 가입자 증가와 초고속 5G 네트워크의 공격적인 출시도 낙관적이다.
한편 AT&T는 올해 초 워너미디어의 분사로 다시 순수하게 통신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펀터멘털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참고로 분사한 워너미디어는 디스커버리와 합병해 워너 브러너스 디스커버리로 탄생했다. 버라이즌은 작년 디즈니(DIS)에 이어 다우 종목 중 두번째로 최악의 수익률을 낸 종목이지만 올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버라이즌은 높은 배당금으로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3개 기업 모두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지만 AT&T와 T모바일이 버라이즌보다 좀 더 낙관적이다. 미국 시장분석 기업 모펫네이던슨의 분석가인 크래이그 모펫은 지난달 버라이즌의 최근 실적 보고서 이후 “버라이즌은 무선산업의 원로” 라며 성장 잠재력이 AT&T와 T모바일보다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AT&T는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보조금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분석가들도 AT&T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 티그레스 파이낸셜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 겸 리서치 디렉터인 이반 파인셋은 이달 보고서에서 “AT&T가 워너미디어 매각으로 받은 현금을 부채를 줄이는 데 쓸 것”이라고 전했다. 모펫은 또 “T모바일은 신생 기업으로서 최저가를 내세워 가입자를 공략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T모바일이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T모바일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오마하의 회사 오라클은 최근 버라이즌 지분을 거의 매각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