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美·日·유럽' 자산시장 투자의견 줄줄히 하향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줄줄히 하향했다. 그동안 이들 국가에 대한 자산 비중을 늘리라는 의견을 내왔지만, 투자 '중립'으로 입장을 바꿨다. 블랙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유럽의 에너지 쇼크, 중국의 경제둔화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블랙록은 24일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을 +2에서 0으로 낮췄다. '투자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태도를 바꾼 셈이다. 블랙록은 그동안 정기적인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견을 -3부터 +3까지 7단계로 수치화해 제시해왔다. 블랙록은 "우리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의 매파적인 태도가 위험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뚜렷한 반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유럽에 대해서 투자 의견을 +1에서 0으로 낮추며 "유럽의 에너지 가격 쇼크때문에 유럽 자산 투자에 대핸 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고 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블랙록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비극적인 전쟁의 여파는 유럽을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특별히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진 않았지만, 투자 의견을 +2에서 0으로 낮추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일본 자산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한다"고 했다.선진국 전체 시장에 대한 투자 의견도 +2에서 0으로 낮췄다. 블랙록은 "경기침체 속에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며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정책으로 인한 성장과 일자리에 대한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것에만 집중하면서 위험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중립 의견을 여전히 '중립'으로 유지했다. 블랙록은 "중국의 최근 악화되고 있는 거시경제로 인해 중립 의견을 제시한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유대관계 역시 새로운 지정학적 우려를 낳고 있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