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쓸데없는 지시에 과감히 저항하라"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25일 국무총리실 직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출처=한덕수 총리 페이스북
한덕수 국무총리가 25일 국무총리실 직원들에게 "쓸데없는 지시에 대해서는 과감히 저항하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원들과 첫 인사를 나눈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한 총리는 "직원들에게 '사명을 갖고 보람 있게 일하되, 쓸데없는 지시에 대해서는 과감히 저항하라'고 했다"고 썼다. 권력에 휘둘려 소신을 접지 말고 맞서달라는 당부로 풀이된다. 위에서 내려오는 업무를 '영혼없이' 수행하게 되면서 떨어진 공무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한 총리는 또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전 공무원이 함께 뛰겠다"고 밝혔다. 청사로 출근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랜만에 고향에 온 느낌"이라는 소회도 남겼다.

공직자들이 업무를 할 때 이같은 자세를 가져줄 것을 당부한 것은 한 총리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직원들에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결기를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추 부총리는 "국가채무, 연금개혁 등은 진솔한 사회적 담론화 없이는 돌파할 수 없다"며 "아픈 부분까지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공무원 출신인 한 총리와 추 부총리가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공무원 출신인 한 총리와 추 부총리가 공무원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사기를 높여주는 모습인 것 같다"며 "과거처럼 위에서 정해주는대로 답을 내는 방식의 업무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