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人대회에 5대그룹 총수 출동…尹 "여러분이 돈 버는게 절 돕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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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150분 '대·중기 상생 대화'“비를 축포로 생각합시다. 마음껏 드십시오.”
용산 대통령실 광장서 첫 행사
'가든파티' 형식 자유롭게 소통
尹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달라"
中企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잔을 들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인과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5대 그룹 총수 등 500여 명의 참석자가 잔을 부딪치며 화답했다. 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강해지는 와중에도 윤 대통령은 150분간 60여 개 만찬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기업인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윤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민간이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개발비에 대한 공제 혜택을 늘려 중소기업이 미래 신성장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도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 그 대가를 공정하게 나눌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도 참석했다. 올해 33회째를 맞은 중소기업인대회에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회장이 “윤석열 정부의 첫 기업인 행사에 대·중소기업 경영인들이 함께해야 한다”며 그룹 총수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에선 김 회장 외에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5대 그룹 총수는 이날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다짐하는 핸드프린팅 행사도 했다. 김 회장은 “규제를 화끈하게 풀어 젊고 혁신적인 기업을 많이 만들어달라”며 “대·중소기업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납품단가 연동제도 조속히 도입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직속의 대·중소기업상생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달라”며 “대통령실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고 화답했다.
정부는 이날 중소기업인 93명에 대해 유공자 포상을 했다. 주보원 삼흥열처리 대표와 김동우 신우콘크리트산업 대표가 금탑산업훈장의 영예를 안았다. 대통령실은 단상 높이를 낮춰 대통령이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게 했으며, 가든파티 형태로 테이블과 천막을 배치해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중소기업계에선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 명맥이 거의 끊겼던 대통령과 중소기업인 간 직접 소통의 장이 약 5년 만에 다시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매년 청와대에서 열리던 중소기업인대회는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청와대에서 열리지 못했다.
김인엽/안대규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