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연일 폭락…'연준 풋' 있다? 없다?

미국 증시가 급락에 급락을 이어가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풋(Put·시장 지원)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즈호 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이코노미스트는 24일(미 동부 시간) "지금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주가가 주요 지지선을 깨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과거 '연준 풋'의 패턴은 많은 시장 참가자가 여전히 그에 집착하게 만드는 그런 분명한 선례를 세웠다"라면서 "주식 시장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약세 주장은 '연준 풋'의 옵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에 근거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 풋'에 대한 강한 믿음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미국 경제가 너무 심각한 타격을 받기 전에 연준이 긴축 정책을 철회할 것이라고 믿게 만들었다"라며 "그래서 애널리스트들은 잘못된 믿음에 매달려 향후 기업 이익 추정치를 낮추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리치우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악화되는 인플레이션 징후는 인플레이션이 2%대 목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긴축을 밀어부치겠다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방침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가 일부에서는 연준 풋에 대한 기대가 크다. TS롬바드는 "Fed 풋이 나오는 시기는 S&P500 지수가 아니라 경제에 의해 결정된다"면서도 "하지만 S&P500지수 폭락은 경제가 연준 풋을 유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 풋이 나왔던 지난 2020년 팬데믹 직전 수준의 주가 지수에 지금의 미국 국내총생산(GDP)를 대입해 추산하면 S&P500 지수 3600 부근이 Fed가 주시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Fed 위원들의 어조도 약간 달라지고 있다. '매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연말에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하길 바란다"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게되면 2023년이나 2024년에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23일에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경제가 내가 예상하는 대로 가는 한 50bp 인상을 찬성한다"며 "그리고 나서 9월에는 인상을 일시 중단하는 게 타당할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적 긴축 자세를 조금 바꿀 수도 있다고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Fed 위원들의 수사학에서 아주 살짝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주목했다. 그는 "보스틱 총재의 경우 연준이 9월 이후 어떻게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인지에 대해 시사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는 약 2~2.25%의 기준금리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그 시점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조사하기 위해 인상을 일시 중지할 것이므로, 투자자들은 그 때 인플레이션 수치가 실제로 낮아지는 것을 보기를 바래야할 것"이라며 "보스틱이나 불러드의 말을 믿고 지금 당장 투자에 뛰어들 필요는 없겠지만, 좀 더 비둘기파적인 방향으로 약간의 중심축 전환을 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이에 대해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벌써부터 금리 인상을 일시 중시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고정시키는 데 실패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