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올해도 '배홍동'이 대세…비빔면 넘버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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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비빕국수 맛집 다니며 연구농심이 비빔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농심은 ‘배홍동 비빔면’에 대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해 hy계열의 팔도가 장악해온 비빔면 시장 1위 자리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500억원 규모를 넘어선 비빔면 시장은 올해도 뜨거운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움·새콤·시원…비빔장 비법 완성
○비빔면 시장 지각변동
농심은 지난해 3월 출시한 배홍동 비빔면의 누적 판매량이 총 5200만봉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 비빔면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며 단숨에 비빔면 시장 2위까지 올랐다”며 “올해 온오프라인에서 마케팅을 확대해 비빔면 1등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매출은 2015년 757억 원에서 2020년 14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시장이 더 확대돼 1500억 원을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비빔면 시장은 전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1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팔도는 1984년 팔도비빔면 출시 이후 40년 가까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때 8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50%까지 하락했다. 2020년 오뚜기가 진비빔면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농심 배홍동이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삼양식품과 풀무원도 잇따라 비빔면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여름철을 앞두고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올해 마케팅 대폭 강화
농심은 여름철 비빔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장기간 제품 연구개발(R&D)을 진행해왔다. 농심의 마케터와 연구원들은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을 비빔면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1년여간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각양각색의 비빔국수를 맛봤다. 또 한식과 면 요리 전문 셰프를 만나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비빔면의 비법을 조사했다.이를 통해 농심은 ‘비빔국수의 본질은 비빔장’이라는 결론을 냈다. 이후 비빔장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매운맛을 내는 재료로 홍고추, 새콤한 맛을 내는 재료로 동치미를 선택하고 여기에 배를 넣어 시원한 맛을 더했다. 많은 비빔국수 맛집과 셰프들이 깔끔한 비빔장의 맛을 내기 위해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를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홍고추를 그대로 갈아 넣었다. 이를 배와 동치미 등 재료와 함께 숙성시켜 고유의 비빔장을 완성했다.제품명은 세 가지 주재료(배, 홍고추, 동치미)의 앞 글자를 따 ‘배홍동’이라고 지었다. 지난해 온라인에 공개된 한 웹 예능에서는 출연진을 대상으로 시중에 판매하는 비빔면 3개 제품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배홍동 비빔면이 가장 맛있는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농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송인 유재석 씨와 배홍동 비빔면 광고를 이어간다. 올해 농심이 선보인 새로운 배홍동비빔면의 광고는 유 씨가 ‘배홍동 상사’라는 회사의 대표와 영업부장, 홍보과장 등 1인 3역으로 등장한다.배홍동 상사에서 ‘전 국민 배홍동 알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영업부장 ‘매콤유’는 유통채널 활성화에 힘쓰며, 홍보과장 ‘비벼유’는 디지털 광고와 프로모션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끈다는 내용이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 비빔면은 여름철 비빔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꺼내든 비장의 카드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제품”이라며 “기존 비빔면들과 차별화되는 매콤 새콤한 비빔장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