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스타벅스 이어 나이키도…기업들 줄줄이 '탈 러시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앞서 쉘, 르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맥도날드, 스타벅스에 이어 나이키까지 러시아를 떠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러시아 최대 가맹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러시아에서 전자기기와 스포츠웨어 등을 판매하는 인벤티브리테일그룹(IRG)의 티혼 스미코프 대표는 "공급된 제품이 바닥나 나이키 브랜드로 운영되는 모든 매장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2년에 나이키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면서 10년간 최고의 체인으로 키워왔지만 10년만에 더이상 존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앞서 나이키는 3월 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해 러시아 내의 모든 매장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며 이후에도 계속 영업하는 매장은 나이키 본사가 아닌 별도 파트너가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전날에는 스타벅스가 러시아 사업 시작 15년 만에 완전 철수를 결심했다. 러시아 전역에 130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전쟁 발발 2주 만인 지난 3월 8일 러시아 내 모든 영업 활동을 중단했다. 러시아 내 모든 매장을 일시 폐쇄하고, 자사 상품의 러시아 수출을 멈춘 상태다.

러시아 사업을 청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타벅스는 현재 러시아 매장에서 일하는 약 2000명의 현지인 직원들에게 향후 6개월간 급여를 지불하고, 이들의 재취업을 도울 방침이라고 했다.

스타벅스에 앞서서는 맥도날드가 러시아 시장 철수를 공식화했다.
맥도날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예측 불가능성 증대로 러시아 내 사업의 지속적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맥도날드의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러시아 내 사업체는 현지 기업인에게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초 러시아 내 850여 개의 레스토랑을 잠정 폐쇄한 데 이어 이를 완전히 매각한 후 러시아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러시아인들이 마지막 빅맥을 먹기 위해 맥도날드 앞에 길게 줄을 선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