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창용 첫 금통위…한은, 기준금리 연 1.75%로 '인상'

물가 상승률 5%대 예고
미국 추가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1.25%로 올린 뒤 4월에 이어 이번달 연속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한은이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당시 콜금리)에 이어 14년 9개월 만이다. 지난 4월 금통위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퇴임으로 사상 처음으로 총재 없이 금통위가 진행됐다. 금통위원 6명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고, 이달 금통위도 임지원 금통위원의 임기 만료로 6인 체제로 진행됐다.

향후 물가 상승률이 5%대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연속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8%로 급등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심지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로 전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영향으로 항공·여행 등과 같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연속 인상을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참석자는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두어 번 회의에서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최소 두 번의 FOMC 회의에서도 빅스텝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만약, 우리나라가 7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6월과 7월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다.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2018년 11월과 같은 수준이다. 약 2년여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앞서 한은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린 바 있다. 2020년 5월엔 사상 최저인 연 0.5%로 추가 인하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