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창고 줄이는 아마존…e커머스 전성시대 저무나

앤디 제시 "수익성 회복 주력"
1분기 실적 부진 영향
아마존이 미국 워싱턴DC 근교인 버지니아주 알링턴시에서 내년 완공을 목표로 제2 본사를 건설하고 있다. 정인설 특파원
세계 최대 e커머스 업체 아마존이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있다.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대폭 늘린 물류 인프라와 인력을 축소할 것을 시사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온라인 쇼핑 시장의 위축으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면서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아마존 정기주주총회에서 “아마존의 수익성이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최근 1~2년 동안 아마존은 일반적이지 않은 일들을 겪었다”며 “최근 인플레이션과 트럭·해양·항공 운송 비용의 상승 등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시 CEO는 이날 아마존의 물류창고를 축소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창고 건축 작업을 연기하거나, 일부 (창고) 임차 계약을 만료하는 등 여러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재시 CEO는 앞서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전 25년간 구축해온 물류 인프라와 맞먹는 규모를 지난 2년간 확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아마존이 전 세계에 보유한 물류센터는 410곳이다.

그러나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렇게 확충한 물류 인프라를 현재는 모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한 물류 분야 직원들은 현재 ‘과잉인력’이 됐다.코로나19로 사람들의 외출이 늘고, 물가가 급등하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온라인 쇼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1분기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아마존의 1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21년 만의 최저치다. 2015년 이후 7년만의 순손실(38억달러)도 기록했다. 아마존은 2분기 매출 증가율이 3~7%로 1분기보다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