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커진 ETF 시장…애널리스트도 덩달아 '급증'

주식·채권에 쏠린 증권가 정기자료
'신흥자산' ETF도 주간전략 나온다

"직관성·편리성에 증시 내 입지 커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담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도 속속 늘고 있다. 그간 증권가의 정기자료가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자산에 쏠려 있었다면 최근에는 그 관심이 ETF로도 옮겨 붙고 있는 것이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KB, 한화투자, 대신, 키움 등 주요 증권사들은 ETF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를 두고 정기적인 보고서를 내고 있다.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원자재 등 분석 대상도 다양하다.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올 3월부터 주간 단위의 리포트 'ETF 주간전략'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 한 주간의 글로벌 ETF 시장과 주요 성과를 짚어보고 다가올 한 주 동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지 조언하는 리포트다.

정 연구원은 "시장이 수시로 불안정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 등은 정보 접근성이 어려고 대응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간 단위로 수치를 추적하면서 주간 증시 흐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료를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TF를 '주간전략' 시리즈로 내기로 한 것은 직관성, 편리성 등의 장점으로 증시에서의 입지가 커졌다고 봤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작년 9월부터 주간 ETF 리포트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첫 ETF 정기자료다. 분량은 21~22쪽으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주목할 만한 테마를 제시하는 게 골자다. 별도의 이름 없이 발간되다가 올 1월부턴 'ETF 전략'이라는 시리즈 이름이 붙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채권을 맡아온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도 올해 1월부턴 'ETF로 보는 글로벌 트랜드'를 매주 내놓고 있다. '박스권 등락을 전망한다면 커버드콜ETF', '배당보다도 주가수익률이 뚜렷해진 리츠ETF', '원전확대 기조와 우라늄 ETF' 등 한 주간 부각된 테마를 콕 집어 제목에 쓴다. 국내외 ETF 자금 흐름을 짚을 뿐 아니라 새로 출시하는 독특한 ETF, 국가별 등락률 상·하위 ETF 등도 분석한다.

이외에도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 박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등이 이르면 2019년부터 ETF 정기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ETF를 전담하는 애널리스트가 많아지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 수요가 활발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시장은 급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테마형 ETF의 운용자산(AUM)과 거래대금 규모는 주식형 ETF 내 2%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 그 비중이 25% 수준으로 확대됐다. 직관적인 전략 구조와 저비용 분산투자, 높은 환금성 등의 장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이다.한 증권사 ETF 전담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ETF 분석자료에 대한 기관과 개인의 수요가 커졌다. 경제가 불안정한 가운데 소액 분산투자의 매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며 "이 시기를 즈음해 ETF를 전담하거나 겸하는 연구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