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친척들, 유엔에 '석방' 탄원…"구금은 불법"

인권변호사 통해 제출…"군부, 사법적 납치 자행"
미얀마 군사정부에 의해 가택연금중인 아웅산 수치(76) 국가고문의 친척들이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며 유엔 기구에 탄원을 제출했다. 26일 AFP통신에 따르면 수치 고문 친척들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인권 변호사 프랑수와 지머레이와 제시카 피넬은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이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고 전날 밝혔다.

이들은 수치 고문의 가택 연금을 '사법적 납치'라고 규정하면서 "체포는 불법이며 법률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 수치 고문이 여러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계류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재판을 가장한 납치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의사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 강한 의지로 심리적 고문을 버텨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미얀마 입장에서는 비극적인 퇴보이며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은 모두 무너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는 재작년 11월 치른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다.

또 민주 진영 지도자인 수치 고문을 가택 연금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위반, 선동 및 뇌물수수 등 10여개 혐의를 적용해 무더기로 기소했다. 이후 수치 고문은 작년 12월 선동 및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올 초에는 무전기 불법 수입·소지 혐의 등으로 징역 4년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또 표 민 떼인 전 양곤 주지사로부터 60만 달러(약 7억5천만원)와 골드바를 뇌물로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지난달 27일 징역 5년이 선고됐다.

향후 수치 고문이 재판에서 모든 혐의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징역 190년 이상의 형량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