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순정·박찬식 후보, 제주 2공항 반대 한뜻·관광객 조절 이견

"연간 800만 명으로 제한" vs "환경수용력 공론화 먼저"

6·1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녹색당 0부순정 후보와 무소속 박찬식 후보는 제2공항 건설 백지화에 동의하면서도 관광객 수 조절 방안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보였다.
제주도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26일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열린 제주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제주가 가진 지속 가능성과 환경수용력을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는 데 동의했다.

반면 제2공항 건설을 대신해 제기된 현 공항 확충안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보였다.

박 후보는 "40년 전 연간 200만 명이 이용하던 시절 만들어진 현 공항은 지금 시점에서 봤을 때 구조적으로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비행기가 서 있을 계류장이나 오가는 평행유도로가 더 있어야 하지만 터미널과 활주로 사이 공간이 너무 좁아 지상 혼잡이 유발되고 있다"고 말했다.부 후보는 그러나 "현 공항을 확충하게 되면 이 역시 대규모 공사가 불가피해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특히 현 공항 활주로를 연장하게 되면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제주 연안 바다가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활주로 연장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기관 간 의견이 달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만약 연장이 필요하다고 해도 현재 기술 수준으로 보면 해수가 유통될 수 있는 교량 방식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부 후보는 그러나 "제2공항 건설 대신 현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은 현 공항 확장이 아닌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 후보는 "제주가 겪고 있는 쓰레기·하수 처리와 지하수 오염·고갈 문제 등은 관광객 수를 줄여야만 해결된다"며 "관광객이 줄어도 토착·영세 관광 업체가 고사하지 않도록 행정에서 지원해주면 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러나 "현재까지 제주가 가진 지속 가능한 환경수용력에 대해 전혀 조사된 바가 없다"며 "이로 인해 관광객을 얼마나 받아야 할지 단정하기 어렵다.

전문적인 조사·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공론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부 후보는 "제주가 버틸 수 있을 만큼 관광객을 줄여나가는 일은 매우 시급한 문제인 만큼 생활폐기물 처리량 등을 고려해 연간 관광객 수를 현재의 절반 수준인 800만 명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이어 "저가 항공편 수를 줄이고, 대신 도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도민 우선 할당제를 시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관광객 수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이미 제주는 연간 1천5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고, 관광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이 많다"며 "책임감 있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