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새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해 "절대로 정치 논리가 전문가 의견이나 과학적 접근에 우선하지 않도록 저희도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의 질병관리청 긴급상황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문가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을 정부가, 또 정치권에서 잘 수용해 국민을 잘 설득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 및 건강을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이 불편 없이 사회 활동과 경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균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코로나19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정치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전문가가 주도하는 과학방역(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정부의 방역 정책을 여론에 따라 정무적인 판단을 내린 '정치방역'으로 우회 비판하면서 새 정부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한 전문가 중심의 '과학방역' 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신규 확진자 수가 1∼2만 명대로 감소했지만 국민이 우려하지 않도록 방역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해달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와 정부의 무한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백경란 신임 청장을 비롯한 질병청 직원들에게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격려 인사도 아끼지 않았다.
질병청 긴급상황센터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 우려되는 감염병 정보의 수집·전파와 상황 관리, 초동조치 및 지휘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역별 확진자 기준현황·시군구별 확진자 발생 분포도·국내 발생 및 예방접종 현황·시도별 예방접종 현황이 반영된 긴급상황실 현황판을 들여다보며 "아직 심각 단계냐"고 물었고, 백 청장은 "아직 팬데믹이 끝나지 않아 심각 단계"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는 김남중 대한감염학회이사장, 정재훈 가천대 교수, 정기석 한림대 교수,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국립보건연구원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으로 이동, 혈액·세포·DNA 저장고를 둘러보며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점검했다. 바이오뱅크라고 불리는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은 혈액, 세포 등 인체자원, DNA 정보 등 중요 데이터를 수집·보관하고 민간 연구기관과 업계 등의 요청에 따라 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 이렇게 고생하는지 모르고 시스템에 의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렇게 고생해주니까 접종할 수 있는 것", "여러분들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며 직원들 노고에 사의를 표했다.
예방접종 보상심사팀 사무실에선 "고생이 많다.
보상팀이 민원 부서 아니냐"고 말했고 권준욱 원장도 "대통령 말씀대로 부작용 민원 전화가 종일 끊이질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바이오뱅크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핵심 인프라"라면서 "정부는 바이오산업의 핵심 인프라 투자를 늘려 기업의 연구 개발비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