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안보협정' 솔로몬제도에 "힘 닿는대로 모든 지원"(종합)

남태평양 8개국 방문 시작…미국의 중국 포위망 강화에 맞대응 행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남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인 솔로몬제도를 방문해 전면적 지원 구상을 밝혔다.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대항하는 포석으로 풀이되는 8개 남태평양 도서국 방문의 첫 일정이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솔로몬제도에 도착해 26일 수도 호니아라에서 제러마이아 마넬레 솔로몬제도 외교·대외무역장관과 회담했다.

회담에서 양측은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상징성 큰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또 농·어업, 목재, 광산, 보건·방역, 재해 감소 및 재해 구호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고, 솔로몬 제도의 자주적 발전 능력을 높이는 한편 산업화 및 현대화를 가속화하는데 뜻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개발 의제, 기후변화 대응, 다자업무 등에서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솔로몬제도가 국가의 주권과 안보, 영토의 완전성, 국내의 단합과 통일을 유지하면서 국가 발전 및 진흥을 가속화하도록 돕기 위해 변함없이 계속해서 힘 닿는대로 모든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넬레 장관은 "중국의 지원은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코로나19 대항에 중요한 공헌을 했고 대량의 고용 창출을 가져왔다"며 "솔로몬제도는 중국과의 협력 전망에 기대가 충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왕 부장은 총독부에서 파테슨 오티 총독 대행을 예방했다.

오티 대행은 "솔로몬제도 정부와 국민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중국과의 각 분야 협력이 더욱 심화해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복지를 가져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 필요에 따라 중국 함정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고, 현지에서 물류 보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안보협정을 지난달 솔로몬제도와 체결했다.

솔로몬제도는 호주 북동쪽에서 약 2천km 떨어진 2만8천400㎦ 면적의 섬나라로 인구는 40만명 안팎이다.

이에 따라 호주와 미국은 이번 안보협정이 중국군의 남태평양 진출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솔로몬제도를 시작으로 내달 4일까지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등 8개국을 정식 방문해 각국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각국 정부 수반을 예방한다.

왕 부장은 오는 30일 피지에서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하는 계기에 안보 협력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경제적 지원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발 비전(comprehensive development vision)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보도된 협정들이 성급하고 불투명한 절차 속에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중국은 투명성이나 역내 협의가 거의 없이 모호하고 수상쩍은 거래를 제안하는 패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외교부의 왕원빈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미국발 견제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중국은 도서국가들과의 관계 발전에 있어 호혜·공영, 개방·포용을 견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도서국들과의 관계에서 "배타적 권리 추구와 제3자에 대한 위협을 하지 않을 것이며,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른바 '3불(不)' 원칙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