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무한경쟁 시대…고객을 빨리·오래 확보하려면?

마찰 없음

크리스티안 르미유 외 지음 / 강성실 옮김
라이팅하우스 / 356쪽│1만8000원
기술이 발달하고 산업이 고도화하면서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과거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하지만 그런 만큼 경쟁은 더 심해졌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가치를 만드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고객을 빨리, 많이 확보하면서도 오랫동안 유지할 순 없을까.

《마찰 없음》은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고 고객을 사로잡는 방법으로 ‘마찰 최소화 전략’을 제시한다. 인테리어 업체 등 세 개의 벤처기업을 세운 창업가인 크리스티안 르미유, 저널리스트 출신인 더프 맥도널드가 함께 썼다.이들이 말하는 ‘마찰 없음(Frictionless)’은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찰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하는 것을 이른다. 고객과 만나는 중간 단계를 줄여 속도를 높이고, 고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큰 단위 상품을 잘게 나눠 유동성을 강화한다.

책은 이를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도 소개한다. 미국 온라인 가구업체 웨이페어는 1300만 건의 상품을 다루지만, 재고가 거의 없다. 상품이 팔리기 전까지 아무것도 만들거나 사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자와 고객을 직접 연결하는 도매 사이트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뿐이다. 저자들은 “재고를 적게 보유할수록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며 “극단적으로 재고가 아예 없으면 무한한 유연성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마찰이 없는 조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에 어떤 변화가 올지 끊임없이 살피고, 가능한 한 마찰이 없는 방식으로 조직을 전환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성장 지향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그리고 2~3년 주기로 혁신을 단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조직이 민첩하게 대응해 다음 성장 곡선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저자들은 “시장을 선도하는 창업가와 경영자들은 마찰을 제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그래야 틈새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하고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