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국회 종료 1시간30분 前 추경 처리…본회의 곳곳 빈자리

오후 7시 30분부터 본회의, 약 130건 법안·추경안 일사천리 처리
지방선거·예결위 동시 개최 여파, 재석의원 170명대까지 줄기도
국무위원들 "무거운 책임감" 신고식…한동훈·김현숙 인사때 냉랭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국무위원들이 29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신고식을 치렀다.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안 처리 등을 위해 열린 이날 본회의에 참석, 각 부처의 운영 방향을 간략히 밝히는 한편 여야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본회의에는 공석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한 16명의 신임 장관들이 모두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코로나로 움츠러든 국민의 일상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물가 불안, 북핵 문제, 세계 경제 불확실성, 기후 변화 등 국내외적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윤석열 정부의 첫 총리로서 국민통합과 협치를 바탕으로 민생 회복, 경제 성장, 국민이 안전한 사회 실현 등을 위해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회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매우 엄중한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물가·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며 대한민국을 다시 도약시키고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여야의 협조를 촉구했다.

국무위원들의 '신고식'은 대체로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장관이 인사를 할 때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여성가족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부처다.

윤 대통령의 측근인 한 법무장관은 청문회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낙마 1순위'로 표적이 됐다.

김 장관은 "여성가족부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보다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처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국회와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밝혔고, 이 과정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을 향해 항의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따뜻한 법무행정을 펼치고 선진 법치행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번영을 이끌어 나아가며 중립적이고 공정한 검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는 약 오후 7시 30분께부터 열렸다.

이날은 전반기 국회 마지막 날로, 전반기 국회 종료를 불과 4시간 30분 앞두고 추경 처리를 위해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임기도 이날 종료되는 가운데 후반기 국회의장이 공식 선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날을 넘기면 원 공백 상태로 추경안이 자칫 표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의 표심을 의식한 여야 지도부가 이날 막바지에 추경에 합의했다.

전반기 국회 종료를 코앞에 두고 개회된 이 날 본회의는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국무위원들의 인사말 이후 약 2시간여 만에 약 130건의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이날 본회의의 하이라이트인 추경안은 오후 10시 30분께 가결됐다.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데다 추경안을 본회의에 넘기기 위해 예결위가 동시에 열리면서 재석의원이 재적의원(총 292명)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 연출됐다.

본회의 초반 220명대에 이르던 재석의원은 예결위가 열리던 시점에서는 170명대로 줄어들기도 했다.

재적의원의 약 3분의 1 이상이 빠진 것이다.

이에 박병석 의장은 일부 의원들이 예결위 참석을 위해 이석하는 상황을 거론하면서 의결정족수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자리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DJ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