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10곳중 9곳 "탄소 줄이려 해도 규제 때문에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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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302개사 설문A사는 공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하는 CCUS(탄소 포집·사용·저장) 기술을 개발했지만,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폐기물로 분류하고 있어서다. 폐기물은 별도의 인허가가 필요하고 일부 화학제품으로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신기술을 상용화해도 시멘트 원료로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국내 제조기업 302곳을 대상으로 ‘산업계 탄소중립 관련 규제 실태와 개선 과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 기업의 92.6%가 탄소중립과 관련한 활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규제 애로가 있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유형은 ‘시설투자 차질’(65.9%)이었으며 ‘온실가스 감축 계획 보류’(18.7%), ‘신사업 차질’(8.5%), ‘연구개발(R&D) 지연’(6.9%)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추진 중인 활동을 묻는 항목엔 ‘전력 사용량 저감’(55.5%)이란 답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연료·원료 전환’(19.5%), ‘재생에너지 사용’(10.2%), ‘온실가스 저감 설비 구축 등 공정 전환’(8.2%) 순이었다.
탄소중립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제도 및 규제로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42.1%)라는 응답이 제일 많았다.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는 게 기업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상쇄배출권’ 활용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상쇄배출권은 배출권거래제 대상기업이 사업장 외부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한 경우, 이에 대한 실적을 인증받아 배출권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새 정부가 과감하게 규제를 개선하고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 우리 기업이 마음껏 탄소중립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