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의 사나이' 한화 하주석 "이제는 눈물 흘리지 않을 것"

kt전 9회 만루서 대타 결승타…압박감 걷어낸 통쾌한 한 방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주장 하주석(28)은 '만루의 사나이'다. 그는 유독 만루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하주석은 지난해 만루 기회에서 18타수 8안타 타율 0.444로 맹활약했고, 올 시즌엔 28일까지 만루 상황에서 9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4일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선 4-5로 뒤진 9회초에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하주석은 2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원정경기 4-4로 맞선 9회초 1사 만루 기회에서 다시 타석에 섰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최근 부진했던 하주석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지만, 9회 만루 기회가 만들어지자 그를 대타로 투입했다.

관중들의 환호 속에 배터 박스로 들어간 하주석은 kt 마무리 김재윤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그는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직구 2개를 건드렸고, 파울이 되면서 3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잠시 숨을 고른 하주석은 7구째 144㎞ 직구를 힘껏 당겨쳤다.

타구는 1, 2루를 가르는 우전 2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1루로 내달린 하주석은 더그아웃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른 한화는 이후 6점을 더하며 12-4 대승을 거두고 kt와 3연전을 3전 전승으로 끝냈다.

경기 후 하주석은 "개인 통산 만루 상황의 성적이 좋아서 자신 있게 타격에 나섰다"며 "상대 투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스윙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사실 하주석은 올 시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야 최고참이자 팀의 주장인 하주석은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 0.225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하주석은 기대 수준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상당한 압박감에 시달렸다.

그는 지난 4일 SSG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린 뒤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만큼은 표정이 밝아 보였다.

하주석은 "압박감은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느낄 것 같다"며 "그러나 이제는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 재밌게 운동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