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銀, 중·저신용 대출 목표 달성에 '자신감'…막내 토뱅의 질주

토스뱅크, 잔액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 30%↑
인터넷은행, 1분기 대출 2조6000억원 증가세
"대손비용 우려 점차 커질 전망"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결과가 26일 발표된다. 연합뉴스
인터넷 은행들이 중·저신용 대출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모든 인터넷 은행이 목표치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하지만 중·저신용 대출을 포함해 전체 대출이 늘고 있는 만큼,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 인터넷 은행 3사 모두 중·저신용 신용대출 공급 비중이 확대됐다. 중·저신용은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KCB 850점 이하)를 의미한다.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은 625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9%포인트나 상승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4월 말 기준으로 해당 비중은 20.8%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 지난해 6월부터 매월 약 1%포인트씩 상승하고 있다"며 "연말 목표인 25%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가 올해 1분기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금액은 4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나 급증했다. 1분기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3.6%포인트 올랐다. 특히, 올 1분기 중·저신용 대출 공급액은 지난해 연간 공급액(7510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케이뱅크는 "5월 말 현재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2.7%"라고 밝혔다.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말 목표치인 25%를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막내 토스뱅크는 인터넷 은행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0%를 넘었다. 토스뱅크가 1분기 공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이 31.4%를 기록했다. 해당 비중은 지난해 말과 대비해 7.5%포인트 높아졌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급액은 규정상 밝힐 수 없지만, 경쟁사와는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며 "만약 자영업자 대출까지 중저신용으로 포함한다면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42%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은행의 성과는 지난해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0.8%로 케이뱅크(21.5%), 토스뱅크(32.9%) 모두 대출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하지만 본격 금리 상승기를 맞은 만큼 이들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인터넷 은행은 모두 주택담보대출과 자영업자 대출 등 대출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주담대를 출시했고, 토스뱅크도 같은 달 자영업자 대출을 선보였다. 케이뱅크도 이달 '사업자 대출'을 내놨고, 카카오뱅크도 올해 4분기에 개인 사업자 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로 인터넷 은행의 대출은 느는 추세다. 3월 말 기준 인터넷 은행(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대출 잔액은 36조143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6610억원(7.9%) 증가했다. 토스뱅크 대출 잔액은 1분기 1조8000억원 증가했고, 케이뱅크는 7200억원, 카카오뱅크는 1037억원 늘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분모 증가 효과로 정확한 판단은 아직 어렵지만,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고신용자 신용대출 연체 규모는 확실히 증가 중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 비중까지 감안하면 대손비용 우려는 점차 커질 전망"이라고 짚었다.이에 회사별로 자산건전성을 확대함과 동시에 대출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다음달 말께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이로써 토스뱅크의 총 납입자본금은 8500억원에서 9500억원으로 늘어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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