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된다"…백화점들, '버려진 청바지'도 다시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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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빅3', 세계 환경의 날 앞두고 친환경 행보
롯데백화점, 고객 참여 ESG 활동 강화
신세계, ‘제로 웨이스트 백화점’ 도전
현대백화점, 친환경 기업 팝업 매장 열어
이처럼 백화점들이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하는 ‘미닝 아웃' 소비를 하는 MZ(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적극 나선 것은 기업들로서도 '돈'이 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착한 기업'으로 어필하는 행보라기보단 실제 친환경 요소를 소비의 주요 잣대로 삼는 고객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업계, 다양한 캠페인으로 친환경 행보
신세계의 친환경 패키지 기준은 재생 소재 사용 여부와 재활용 가능 수준을 조합해 '최우수·우수·보통·미흡·매우 미흡' 5등급으로 설정했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앞으로 점포 내에서는 최소 '우수' 등급 이상 포장재만 사용할 방침이다.일례로 다음달 3일 강남점 식품관에 목재펄프 대신 사탕수수 섬유소로 만든 친환경 종이 '바가스 펄프'를 도입한다. 이후 해당 소재를 전 점포로 확대 도입하고, 패션·잡화 등에도 친환경 패키지를 점차 적용해 '제로 웨이스트 백화점'으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고객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본점과 강남점 등 9개 점포에서는 폐아이스팩을 기부 받아 쿨매트를 제작, 유기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행사를 벌인다.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는 업사이클링을 비롯한 4가지 친환경 소비 방법으로 만든 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도 연다. 리바이스와 손잡고 폐데님(버려진 청바지)으로 만든 미니 푸빌라(곰을 닮은 신세계백화점 자체 캐릭터) 인형이 대표적이다.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이제 친환경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자리한 만큼 고객이 직접 참여해 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 선구적 ESG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 대상으로는 '롯데백화점 온라인 환경 미술대회'를 연다. 이달 31일부터 선착순 5000명을 접수한다.
여름에는 산책,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이나 '비치코밍' 문화 지원에도 나선다. 8월 제주 월정리 해수욕장과 강원도 양양 중광정 해수욕장을 찾아 부스를 운영, 고객들이 주워온 쓰레기 무게만큼 친환경 굿즈(상품)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다음달 16일까지 '하우 투 리.그린' 팝업 매장을 열고 업사이클링 기업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앞서 온라인쇼핑몰 '더현대닷컴'에서 ESG 전문 편집관 '리.그린관'을 선보인 데 이은 후속 움직임이다. 더현대닷컴에 입점한 친환경 브랜드와 우수 업사이클링 기업의 제품 300여 종을 판매한다.
이번 행사에는 자투리 가죽을 재활용해 패션 소품을 만드는 '오운유', 소방관 방화복으로 만든 가방을 선보이는 '119레오', 폐기되는 레저스포츠 소재를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오버랩' 등이 참여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