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소비' 시대…PL 대장주 트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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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종목탐구미국의 대표적인 자체 브랜드(PL) 식료품 제조업체인 트리하우스 푸즈에 대한 월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값싼 PL 제품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PL 식료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가 3주새 36% 껑충
美 최대 PL 식료품 공급업체
캐나다 등에 자체 설비 40여개
지갑 얇아진 소비자 수요 늘어
트리하우스 푸즈는 지난 27일 뉴욕증시에서 전일 대비 1.6% 오른 41.39달러에 장을 마쳤다. 올 들어 최저점인 지난 6일(30.54달러)과 비교하면 3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트코 주가가 6.5%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트리하우스 푸즈는 미국 최대 PL 식료품 공급사다.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등에 자체 생산시설 40여 개를 갖추고 과자, 음료 등 약 30개 식료품을 제조해 월마트 등 대형마트에 PL 상품으로 공급하고 있다. PL 제품은 비슷한 품질의 일반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다. 마케팅 비용 등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엔 PL 제품의 인기가 높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지원금을 풀면서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력이 높아지자 브랜드 제품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3~4월 두 달 연속으로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8%대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화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가격이 뛴 식료품 구매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싼 PL 제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트리하우스 푸즈는 “그간 20% 후반대였던 브랜드 제품과 PL 제품의 가격 차가 최근엔 30%대 초반까지 벌어졌다”며 “연소득이 10만달러(약 1억2400만원) 수준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PL 상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트리하우스 푸즈의 매출은 11억4100만달러(약 1조4200억원)로 월가 전망치(10억9300만달러)를 웃돌았다. 0.15달러의 주당순손실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시장 전망치(-0.55달러)보다는 적자폭이 작았다.
빌 켈리 트리하우스 푸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최소 11%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투자업계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트루이스트는 23일 트리하우스 푸즈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윌리엄 샤펠 트루이스트 애널리스트는 “올 3~4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낼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35달러에서 50달러로 높였다. 최근 최대주주인 블랙록이 트리하우스 푸즈 주식 9400만달러어치를 매수한 데 이어 모건스탠리도 6800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투자 불안 요인도 있다.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탄탄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PL 제품은 상대적으로 공급망 문제에 빠르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감염병 재유행 등의 이유로 공급망이 위축되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근 트리하우스 푸즈가 밀키트 사업 부문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