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므파탈' 아닌 평범한 여자의 마음에 초점…뮤지컬 '마타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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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시즌 맞아 다시 각색…"한 작품 스토리 세번 쓴 건 세계 최초" 핏빛 자수가 수 놓인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르듯 마타하리가 당당하게 사형대에 선다. 그가 관객을 향해 손 키스를 날리는 동시에 사형 집행 총성이 울린다.
이국적인 무희이자 이중 스파이로 유명했던 한 여인의 삶과 죽음을 그린 뮤지컬 '마타하리'가 28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세 번째 시즌 첫 공연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다채로운 무대장치다. 배경의 하늘이 서서히 변하며 여명이나 노을, 어둑한 밤을 묘사하다가 사형 순간에 푸르게 빛나면서 마타하리의 죽음이 더 찬란하게 묘사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을 누비는 마타하리의 모습은 배경에 국기 문양을 겹쳐 올리면서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3층 형태의 세트가 빙글빙글 교차하면서 파리에 남은 여인들과 참호의 군인들이 함께 노래하는 장면, 마타하리가 탄 기차 세트가 돌면서 자연스럽게 관객을 파리에서 베를린으로 이끄는 장면도 인상 깊다. 5년 만에 세 번째 시즌을 열면서 스토리를 새로 써 내려간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마타하리는 2016년 블루스퀘어에서 초연된 뒤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드라마를 강화해 이듬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재연했다.
이번 삼연에서는 마타하리와 안나의 서사를 더하고, 마타하리의 내면이자 순수한 자아를 뜻하는 마가레타를 별도의 무용수로 등장시켰다.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는 28일 첫 공연을 마친 뒤 "한 작품을 갖고, 한 스토리로 세 번을 변경한 것은 전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똑같은 작품을 바꿔나가는 것이 정말 힘들지만, '더 좋은 마타하리를 만들어서 꼭 세계로 가자'고 매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팜므파탈 이미지보다는 시대에 희생된 한 여인의 자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국적인 무희 마타하리에게 매혹당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다.
마타하리는 "남자에게 짓밟히지 않으려면 남자 위에 올라서야 한다"고 말했지만, 극중에서는 스파이 임무를 요구하는 라두 대령과 사랑하는 아르망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첫 공연에서 마타하리 역을 맡은 솔라는 유럽의 유력인사를 쥐락펴락하는 매혹적인 마타하리라기보다는 상처입은 소녀 마가레타에 가까웠다.
안나와 마가레타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차곡차곡 쌓이지만, 마타하리와 아르망, 라두 대령 간의 삼각관계는 상대적으로 불쑥 등장한다.
마타하리의 출신지가 인도네시아인지 인도인지, 극의 시작과 마무리를 장식하는 마타하리 머리 실종 사건의 전말 등도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는다.
그래도 마타하리는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마타하리와 안나의 마지막 대화에도 여러 번 나오듯 이들의 이야기를 보러 온 관객은 샤롯데씨어터의 "지붕까지" 꽉 들어찼다. 공연은 8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이국적인 무희이자 이중 스파이로 유명했던 한 여인의 삶과 죽음을 그린 뮤지컬 '마타하리'가 28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세 번째 시즌 첫 공연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다채로운 무대장치다. 배경의 하늘이 서서히 변하며 여명이나 노을, 어둑한 밤을 묘사하다가 사형 순간에 푸르게 빛나면서 마타하리의 죽음이 더 찬란하게 묘사된다.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을 누비는 마타하리의 모습은 배경에 국기 문양을 겹쳐 올리면서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3층 형태의 세트가 빙글빙글 교차하면서 파리에 남은 여인들과 참호의 군인들이 함께 노래하는 장면, 마타하리가 탄 기차 세트가 돌면서 자연스럽게 관객을 파리에서 베를린으로 이끄는 장면도 인상 깊다. 5년 만에 세 번째 시즌을 열면서 스토리를 새로 써 내려간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마타하리는 2016년 블루스퀘어에서 초연된 뒤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드라마를 강화해 이듬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재연했다.
이번 삼연에서는 마타하리와 안나의 서사를 더하고, 마타하리의 내면이자 순수한 자아를 뜻하는 마가레타를 별도의 무용수로 등장시켰다.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는 28일 첫 공연을 마친 뒤 "한 작품을 갖고, 한 스토리로 세 번을 변경한 것은 전 세계 최초일 것"이라며 "똑같은 작품을 바꿔나가는 것이 정말 힘들지만, '더 좋은 마타하리를 만들어서 꼭 세계로 가자'고 매일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팜므파탈 이미지보다는 시대에 희생된 한 여인의 자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국적인 무희 마타하리에게 매혹당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아쉽다.
마타하리는 "남자에게 짓밟히지 않으려면 남자 위에 올라서야 한다"고 말했지만, 극중에서는 스파이 임무를 요구하는 라두 대령과 사랑하는 아르망 때문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첫 공연에서 마타하리 역을 맡은 솔라는 유럽의 유력인사를 쥐락펴락하는 매혹적인 마타하리라기보다는 상처입은 소녀 마가레타에 가까웠다.
안나와 마가레타의 이야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차곡차곡 쌓이지만, 마타하리와 아르망, 라두 대령 간의 삼각관계는 상대적으로 불쑥 등장한다.
마타하리의 출신지가 인도네시아인지 인도인지, 극의 시작과 마무리를 장식하는 마타하리 머리 실종 사건의 전말 등도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는다.
그래도 마타하리는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마타하리와 안나의 마지막 대화에도 여러 번 나오듯 이들의 이야기를 보러 온 관객은 샤롯데씨어터의 "지붕까지" 꽉 들어찼다. 공연은 8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