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보험사 오너 3세들
입력
수정
지면A16
한화생명 김동원·교보 신중하지난 24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미래보험 KDK 인공지능(AI)센터’ 개소식.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 겸 디플래닉스 디지털전략총괄은 “디지털 혁신기술로 생명보험과 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교보생명 오너가 3세인 신 총괄의 첫 외부 공개 일정이라는 점에서 보험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나란히 디지털 전략 총괄 맡아
현대해상 정경선, VC투자 두각
1981년생인 신 총괄은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입사했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뒤엔 교보정보통신과 교보정보통신 자회사인 디플래닉스 등에서 일했다. 이달 초 교보생명에 입사해 디지털전환지원담당(차장)을 맡아 ‘본격적 경영수업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보험업계에서 ‘3세 경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3세 경영의 화두는 보험업의 성장성이 둔화된 가운데 디지털과 벤처 투자 등 미래 먹거리를 찾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교보생명과 KAIST가 만든 KDK센터는 교보(K)와 산하 디지털 연구법인인 디플래닉스(D), KAIST의 머리글자를 땄다. AI, 빅데이터, 딥러닝 등 혁신기술 선두주자인 전문 교수진과 힘을 합쳐 AI를 보험업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씨(37)는 2015년 한화생명 디지털팀장을 시작으로 2020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부사장)에 올랐다. AI 도입과 건강관리 모바일 앱 개편 등을 비롯해 플랫폼 및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총괄하는 등 디지털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실반그룹 대표(36)도 부친의 지원 아래 벤처 투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 대표가 설립한 싱가포르 기반 사모펀드(PEF) 운용사 실반그룹은 최근 현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총 1억405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다. 정 대표는 2012년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했고, 2014년에는 소셜임팩트 전문 투자사 HGI를 세우기도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