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김포공항 이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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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제주 항공 노선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하늘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세계 항공운송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제주 노선 승객 수는 1022만3667명으로 단일 노선 기준으로 압도적 세계 1위였다. 2위 베트남 하노이~호찌민 노선(591만8655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기록적인 운항편 역시 세계 톱이다. 여름철에는 하루에 무려 128편이 뜨고 내리며, 특히 오전 6~7시에는 17편이나 운항한다.
김포공항의 매력은 단연 접근성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 광화문에서 김포공항까지는 지하철로 딱 40분 걸린다. 요금은 1450원, 1달러가 조금 넘는 돈이다. 이렇게 싸고 편리하게 도심에서 공항까지 갈 수 있는 곳은 세계 어디서도 찾기 어렵다. 그러고 1시간만 날아가면 천혜의 관광지 제주도에 닿을 수 있다.김포공항이 제주행 기점 역할 정도만 하는 것은 아니다. 김포~하네다 노선을 비롯해 상하이(훙차오), 오사카(간사이), 나고야, 베이징, 타이베이(쑹산) 등 그야말로 동아시아 비즈니스 셔틀 공항의 기능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김포~하네다는 인천~나리타에 비해 훨씬 운임이 비싸지만, 편의성에 힘입어 수요가 더 많다. 홍콩, 광저우, 방콕 등 아시아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김포 노선을 열어달라고 한국 정부에 로비한다는 후문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관계처럼 세계 주요 도시들은 복수 공항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뉴욕은 JFK공항을 중심으로 7개, 영국 런던은 히스로공항을 중심으로 6개의 공항이 있다. 공항 간 역할 분담을 통해 혼잡을 피하고 승객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으로 지방선거 막판에 논란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 제주 지역 후보들이 “제주의 미래와 자주권은 이재명 후보에게 있지 않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며 말리지는 못할망정 한술 더 뜨고 있는 판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승객과 운항편수가 많은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공항의 이전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선거 재료로 쓰이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씁쓸한 정치 풍경은 되풀이되고 있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김포공항의 매력은 단연 접근성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 광화문에서 김포공항까지는 지하철로 딱 40분 걸린다. 요금은 1450원, 1달러가 조금 넘는 돈이다. 이렇게 싸고 편리하게 도심에서 공항까지 갈 수 있는 곳은 세계 어디서도 찾기 어렵다. 그러고 1시간만 날아가면 천혜의 관광지 제주도에 닿을 수 있다.김포공항이 제주행 기점 역할 정도만 하는 것은 아니다. 김포~하네다 노선을 비롯해 상하이(훙차오), 오사카(간사이), 나고야, 베이징, 타이베이(쑹산) 등 그야말로 동아시아 비즈니스 셔틀 공항의 기능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김포~하네다는 인천~나리타에 비해 훨씬 운임이 비싸지만, 편의성에 힘입어 수요가 더 많다. 홍콩, 광저우, 방콕 등 아시아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김포 노선을 열어달라고 한국 정부에 로비한다는 후문이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관계처럼 세계 주요 도시들은 복수 공항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뉴욕은 JFK공항을 중심으로 7개, 영국 런던은 히스로공항을 중심으로 6개의 공항이 있다. 공항 간 역할 분담을 통해 혼잡을 피하고 승객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포공항 이전’으로 지방선거 막판에 논란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 제주 지역 후보들이 “제주의 미래와 자주권은 이재명 후보에게 있지 않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며 말리지는 못할망정 한술 더 뜨고 있는 판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승객과 운항편수가 많은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공항의 이전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선거 재료로 쓰이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씁쓸한 정치 풍경은 되풀이되고 있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