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 팔면 얼마나 남길래…편의점이 '헬스족' 모시는 이유

단백질 식품 편의점 '효자 상품'으로
'단백질 함유' 제품 판매량·품목수 급증
다른 음료·과자보다 객단가 높아

서울의 한 편의점 점포에 단백질 강화 음료가 진열돼있다. 이미경 기자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단백질 함유 식품이 편의점 점포의 객단가를 높여주는 '효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 고령화 및 점포 수 포화로 점포당 객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객단가가 높은 상품을 전략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편의점 운영 효율화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3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에서 판매된 고단백 상품의 전년 대비 매출증가율은 2020년 168.2%, 2021년 211.5%로 집계됐다. GS25에서도 단백질 강화 상품의 매출증가율은 2020년 128%, 2021년 540%로 세자릿수 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842%의 증가율을 보이며 판매량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닭가슴살, 달걀 등으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고단백 식품의 품목이 제한됐지만 최근에는 음료, 쿠키, 도시락 등 단백질을 강화한 식품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2019년 CU에서 취급했던 단백질 함유 상품은 2019년 8종, 2020년 12종에서 2021년 40여 종으로 늘어났다. 올해에는 70여 종의 단백질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GS25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관련 상품 역시 2019년 17종에서 올해 5월 기준 72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종류별로 음료류가 2개에서 26개로, 시리얼바류가 4개에서 16개로, 차류가 2개에서 9개로, 쿠키류가 1개에서 8개로 다양해졌다.

소비자 수요에 따라 고단백 제품을 다양화한 측면도 있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해당 제품을 통해 객단가를 높여 편의점 운영을 효율화할 수 있다. CU 관계자는 "단백질을 강화한 음료 및 과자 등은 일반 음료나 과자보다 가격이 20~30% 더 비싸다"며 "해당 제품을 많이 판매하면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단백 제품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CU는 자사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단백질 도시락·음료 등을 5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구독 쿠폰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 CU점포는 같은 건물의 헬스장 회원을 대상으로 단백질 음료를 10%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단백질 강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유독 높은 소비자를 집중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이 단백질 식품을 비롯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구가 고령화되는 가운데 객단가가 높은 해당 품목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