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눈밖에 날까 걱정돼"…앱 삭제 경고에 업체들 '비상'

내일부터 구글 인앱결제 방식 사실상 '의무'
30% 높은 수수료…업계 "감당하기 힘들다" 하소연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경DB
구글이 밝힌 인앱결제 정책안이 본격 시행되면서 콘텐츠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어플리케이션(앱) 마켓 구글플레이에서 외부 결제용 아웃링크를 넣거나, 구글이 제공하는 앱 결제 방식을 쓰지 않을 경우 제3자 결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구글플레이에서 삭제 조치된다.구글은 이같은 정책 공지를 띄우며 "사용자에게 안전한 결제 방식을 제공하고 구글플레이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상 앱 결제 강제...콘텐츠 가격 인상 도미노

구글의 설명과 달리 업계는 구글이 내놓은 정책이 자사 앱 결제 시스템을 사실상 '강제'했다고 주장한다.

아웃링크 결제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제3자 결제 시스템을 쓸 경우에는 구글 수수료(26%)에 결제 대행업체나 카드사 등에도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결국은 수수료율 30%인 구글의 인앱결제 방식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결국 업계는 구글의 앱 마켓 수수료 30% 인상안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는 모양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웹툰, 음원 스트리밍 등 일부 업계에서는 이미 구글이 올린 수수료율만큼의 콘텐츠 비용 인상을 단행했다.

네이버웹툰은 '쿠키' 가격을 20% 인상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캐시'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OTT 업체 웨이브·티빙은 구독료를 ▲베이식 7900원→9000원 ▲스탠다드 1만900원→1만25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1만6000원으로 인상했다. 음원 업계에서는 플로와 바이브가 요금을 올렸다.
사진=뉴스1

업계 "상황 조심하고 지켜보는 수밖에..."

업계는 구글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난감한 상황이 됐다. 가격을 올린 업체들은 이용자가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고,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는 정부 대응이나 국민 여론 등을 살피며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올린 수수료가 30%다.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구글이 언급한 아웃링크 불가 기준이 정확하게 뭔지, 혹시라도 구글 정책에 어긋나 눈 밖에 나지는 않을까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PC가 아닌 모바일로 대부분 콘텐츠를 소비하는 웹툰 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쿠키와 캐시 가격을 올리면서 지난달 30일 강도 높은 목소리를 냈다. 웹툰 협회는 "구글 수수료 30%로 인해 창작가들이 감내해야 할 출혈은 단순히 수익이 약간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다. 죽고 사는 문제"라고까지 했다.웹툰 협회 관계자는 "앱 결제에서 요금이 30% 인상되면 독자 부담이 그만큼 늘고 이용자 결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렇잖아도 물가도 많이 오르는데 웹툰 보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음원 업계도 비상이다. 멜론·지니·벅스 등은 구글의 수수료 인상에 따른 콘텐츠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했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업체든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푸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