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물가 강제로 내리면 부작용…추가수단 지속 강구"

"과도한 유동성에 원자재 가격 올라 당분간 5%대 물가"
"정부가 직접 가격 통제하는 시대 아냐…우선 가용 수단 동원"
"공공기관 개혁·규제 혁파 지금 굉장히 시급한 문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를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만약에 그렇게 하면 경제에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31일 말했다.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촉발한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가 있다"면서 "당분간 5%대 물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가 물가를 직접 통제하던 시대도 지났고 그것이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정부는 현재 쓸 수 있는 수단을 우선 동원해 민생대책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는 3조1천억원 상당의 민생안정대책을 30일 발표했다.

대책은 식용유·밀가루 등 7개 식품원료에 대한 관세를 0%로 적용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p)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0.1%포인트 물가 인하 효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추 부총리는 "밥상·생활물가가 올라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이니 정부가 관세나 재정 지원 등 수단으로 생산비를 낮추는 대책을 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상황을 진단하면서 추가적인 대책을 지속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인하 등 대책이 제품 가격 인하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선 "민생 대책은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점을 집중적으로 점검해달라고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특별히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내달 중순 발표를 앞둔 경제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새 정부 경제팀이 다뤄야 할 중점 과제와 방향성을 소개해 드리는 내용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추 부총리는 "해당 내용이 경제정책방향에 일부 포함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공공기관 개혁도 해야 하고 규제 혁파도 지금 굉장히 시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떻게 재정 건전 기조를 확보하면서 경기를 받치고, 또 당면한 국정과제를 어떻게 소화할지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남아 있다"며 "실제로는 1년, 2년 걸리는 일이더라도 작업은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주택 보유세 부담 완화 정책이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거(부담 완화) 한다고 선거에 도움이 되느냐"고 되물었다.그는 "1주택 보유세 부담 완화는 선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선거에 도움이 된다, 안 된다는 셈을 해본 적도 없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