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 G80 실내엔 빨간 우드를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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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비스포크' 서비스
럭셔리차 벤틀리·롤스로이스처럼
고객 원하는 컬러·소재·기능 조합
제네시스, 옵션 선택 2~3배 늘려
"최종적으론 무제한 선택권 줄 것"
日 도요타의 렉서스에 도전장
초고가 브랜드 롤스로이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5586대를 판매하며 117년 역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소비자 맞춤 서비스인 비스포크 모델이 ‘완판’ 행진을 이어간 덕분이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비스포크 사양을 전격 출시하는 이유다.31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연내 ‘원오브원(one of one)’이라는 이름으로 비스포크 사양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제조사가 획일적인 트렌드를 제시하는 것보다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라며 “소비자가 컬러와 소재 등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는 우선 내장 디자인부터 소비자 선택권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G80는 현재 내장 컬러, 재질, 인테리어 옵션 등에서 3~5가지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2~3배 이상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내장에 불가능한 빨간색과 우드의 조합도 가능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무제한 선택권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완전 독립 형태의 딜러망을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위한 독립딜러는 미국 딜러사 입장에서도 수십억원의 투자비가 필요해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 이상 설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보통이다. 제네시스는 미국 내 20개 이상 지역에서 독립딜러를 구축 중이며, 장기적으로 7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제네시스가 비스포크를 본격화하면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혼다의 아큐라 등 경쟁 브랜드와의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전기차와 비스포크를 중심으로 일본 고급 브랜드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