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감독 "송강호 칸 수상, 이렇게 기쁠 수 있을까 싶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송강호의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에 대해 "이렇게 진심으로 기쁠 수 있을까 생각할 만큼 기뻤다"고 밝혔다.

31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브로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고레에다 감독은 "제가 연출한 작품에서 배우가 상을 받는 게 이번이 두 번째다. 저는 삐딱한 성격이라 제가 상을 받을 때는 '어디가 좋았을까'라며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반면, 배우가 칭찬을 받게 되면 기쁨을 누린다"고 말했다.이어 "이번에도 그래서 제일 기뻤다. 일본 언론 관계자들도 평소보다 즐거워 보인다고 했다. 실제 시상식과 파티에서 이렇게 진심으로 기쁠 수 있을까 할 만큼 기쁨을 누렸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제가 뭔가 했다기보다 송강호 배우가 그동안 이뤄냈던 성과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가 아직 상을 못 받았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 관객들도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이다. 봉준호, 이창동, 박찬욱 감독 작품에서 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제가 맡은 작품에서 상을 받게 되어 송구한 마음도 있고, '브로커' 입장에선 가장 기쁜 상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한국 배우가 됐다. 아시아 배우가 이 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화양연화'(2000) 량차오웨이(양조위),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인 '아무도 모른다'(2007) 야기라 유야에 이어 세 번째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통해 만나게 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점차 가족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고레에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했으며, 국내 영화사 집이 제작하고 CJ ENM이 투자·배급했다. 오는 6월 8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