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디지털 신기술 활용해 생활밀착 혁신보험 내놓겠다"

박성훈 현대해상 장기상품본부장 인터뷰

저출산 고령화 등 외부환경 급변
생활 속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
보장영역 점차 확대해 나가야

전통적 판매 방식에 디지털 접목
고객 맞춤형 컨설팅·건강관리 가능
보험의 진화 이끌며 시장 주도할 것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현대해상은 손해보험업계에서 ‘장기보험의 강자’라는 평을 듣는다. 어린이종합보험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는 지난달 말 기준 460만 건이 판매돼 업계 최고 태아·어린이보험으로 자리매김했다. 건강보험 등 다른 장기보험 분야에서도 ‘업계 최초’ 기록을 여럿 갖고 있다.

현대해상 장기보험 분야 혁신은 박성훈 상무(장기상품본부장·사진)가 이끌고 있다. 그는 1995년 알리안츠생명에 입사해 보험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2003년 현대해상에 합류했다. 보험계리사 출신으로 주로 보험·수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8년부터 장기상품본부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사업 강화를 위한 메디컬R&D 태스크포스팀(TFT)장도 겸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1일 박 상무와 인터뷰하고 현대해상 장기보험의 특·장점과 향후 전략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박 상무와의 일문일답.▷현대해상이 어린이보험 1위를 수년간 지켜온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대해상 어린이보험은 출시 그 상태로 계속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출시 이후 부모들의 ‘보장 니즈’에 따라 꾸준히 진화해 왔습니다. 과거 부모들은 고액 의료비가 들 수 있는 어린이 중대 질병에 대비하고자 보험에 가입했지요. 최근에는 자녀 생애 주기에 노출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보장받길 원합니다. 이런 니즈에 맞춰 태아, 영아 시기는 물론 소아, 유소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충실한 보장을 제공하는 게 현대해상 어린이 보험의 꾸준한 인기 비결입니다. 그동안 쌓인 신뢰와 메디케어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겠죠.”

▷다른 장기보험에서의 성과는 어떤가요.“암보험 역시 2013년 국내 최초로 재진단암 담보를 출시한 뒤 현재까지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미 2006년 국내 최초의 민영 간병비 보험을 선보였고, 고령자 및 유병자를 위한 간편심사 보험을 손해보험회사로는 처음으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하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횟수 제한 없이 암 진단을 받을 때마다 보험금을 지급하는 재진단 암 보장을 담은 ‘계속받는암보험’이 그 예입니다.”

▷장기상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지속할 수 있는 성장, 소비자 신뢰 제고, 사회안전망 기능 강화 등 3대 원칙이 중요합니다.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신상품을 개발하고, 새 상품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겠죠. 업계 최다 배타적 사용권 획득(25건)이라는 성과도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을 내놓자는 원칙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신기술, 헬스케어 서비스를 보험 상품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험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자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손보사들의 장기인보험 양적 성장이 다소 주춤한 모양새입니다. 최근 위협 요인은 무엇입니까.

“업계 내 경쟁보단 외부 환경 변화에 빨리 대응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디지털화는 물론 경기 둔화에 따른 수익성 감소 등 코로나 사태 이후의 ‘뉴노멀’에 잘 대응해야겠지요. 보험은 국민의 위험을 대비하는 동시에 건강과 노후를 책임지는 역할을 합니다. 새로운 생활 속 모든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도록 보장 영역을 점차 확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장기보험은 설계사와 텔레마케팅(TM) 조직 등이 주도했습니다. 향후 디지털 보험 시장이 커지면서 판매 방식의 변화도 불가피해 보입니다.“보험산업은 판매 채널의 성장과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새 기술이 기존 보험 판매 관행을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시킬 게 분명합니다. 하지만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듯이 디지털 신기술이 보험사의 전통적인 판매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신기술의 도입은 보험업계에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설계사 영업에 디지털 신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고객과 상담할 때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특성을 분석하고, 맞춤형 컨설팅과 건강 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위험을 보장하는 수단으로서 보험의 역할이 단순히 보험금을 지급하는 영역에서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정 채널에 의존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보단 채널 간 균형적인 성장이 필요합니다.”

▷향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중요해지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기술이 보험 시장에 속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보험 상품도 한 단계 진화해야 합니다. 단순히 계약자의 위험을 보험회사에 전가하는 수단이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을 관리하며 위험을 대비하는 생활밀착형 상품이 돼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혁신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이고 시장을 주도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