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꺾은 김진태…'강원특별자치도' 첫 지사로

6·1 선택

강원지사
2010년부터 줄곧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던 강원도가 12년 만에 변화를 선택했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사진)가 KEP(KBS, MBC, SBS) 공동 출구(예측)조사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경합’ 지역으로 꼽은 강원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를 보이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1일 지방선거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이 출구(예측)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는 54.9%를 얻어 이 후보(45.1%)를 오차범위(±1.6~3.4%포인트) 밖에서 앞섰다. 이날 밤 개표가 30% 진행된 상황에선 김 후보가 56.3%, 이 후보가 43.6%였다.강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외가가 있는 곳인 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지역구도 있는 만큼 ‘윤심’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힘 있는 여당 도지사’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강원을 찾아 “국민의힘이 앞장서 윤 대통령과 함께 예산 폭탄을 떨어뜨리겠다”고 했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김 후보는 ‘초대 강원특별도지사’가 된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원은 내년 6월부터 연 3조원 이상의 추가 재원과 각종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강원의 사전 투표율은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25.2%를 기록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망언 논란 등으로 인해 컷오프됐다가 기사회생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간 ‘극우’ 이미지로 중도 확장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유기견의 아빠’를 자처하고 리조트 손님의 가방을 드는 벨보이로 근무하는 등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반면 ‘원조 친노(노무현 전 대통령계)’인 이 후보는 국회의원직까지 포기하면서 뛰어든 강원지사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진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