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 초라한 성적표 받아든 정의당…당선인 '0명'

2018년 4명에서 0명으로…"전략 부족·선거제도 한계" 지적
경남에서 6·1 지방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제3당인 정의당은 단 1명도 당선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2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 정의당은 도지사 선거를 비롯해 광역 및 기초의원, 광역·기초 비례대표 선거에서 참패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선 여영국 대표 등 15명이 출마했으나 1명도 당선하지 못했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그나마 4명이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존재감조차 사라졌다.다당제 실현을 호소하며 도지사에 도전한 여 대표는 4.01%의 표를 얻는 데 그쳤다.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노창섭 전 창원시의원은 도의원에 출마했으나 17.58%를 득표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벽을 넘지 못했다.

경남은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불리지만 창원 성산 국회의원 선거구는 권영길·노회찬·여영국이 깃발을 꽂으면서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릴 정도로 노동계 표심이 강했다.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시작된 권영길의 당선과 재선, 2016년 노회찬과 2019년 여영국의 승리로 이어진 진보정치의 싹이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빛을 보지 못하고 몰락했다.

여 대표는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를 통해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더 성찰하며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 패배에 승복하면서 대표단 총사퇴를 결정했다.

여 대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국민들께서 너무나 냉정한 판단과 엄중한 경고를 보내신 것에 대해 정의당 대표단은 겸허하게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성찰하고 쇄신하는 마음으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패인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전략 부족과 현행 선거제도의 한계라는 분석이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의당이 '민주당의 이중대'라는 소리를 듣는 상황에도 비판에 대해 교정을 하지 않았다"며 "진보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소선거구제 위주로 거대 양당에 유리한 현행 선거제도에서 군소정당인 정의당이 장벽을 넘기 쉽지 않았다는 해석도 있다.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거대양당 독점체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편과 더불어 제3정당이 가진 정체성을 국민에게 설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번 선거 참패는 제도적 한계와 더불어 정체성 결여에서 기인했다"고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