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이광재, 강원 도정 복귀 무산…정치 입지 '안갯속'

2011년 당선 7개월 만에 도지사직 상실 후 복귀 실패…재기 '적신호'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6·1지방선거를 통해 12년 만에 강원 도정 복귀를 시도했으나 무산되면서 정치 인생에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이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 아이콘'인 국민의 힘 김진태 당선인을 맹추격했지만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그는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며 거세진 '여당 도지사론'에 밀려 낙선하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 후보는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출마를 권유하자 강원특별자치도 법안 통과 등 5가지 조건을 걸고 당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등 이번 선거에 자신의 운명을 걸었다. 그가 제1 공약으로 내걸었던 강원특별자치도 법안 조기 통과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628년 만에 강원특별자치도 시대를 여는 데 이바지했지만, 내년 6월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도지사로서 일할 기회는 끝내 얻지 못했다.

도지사직 상실 후 정치 공백기 9년을 끝내고 2020년 총선 당시 원주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정치 생명을 걸고 도전한 도지사 선거에 패해 앞으로의 정치적 행로가 불투명해졌다.

민주당 일각에서 "지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낙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도 이 같은 현실 때문이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며 '우광재, 좌희정'시대를 열었다.

2003년 38살의 나이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고,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출마해 39살에 금배지를 달았다.

이어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야당 후보로 출마해 50%가 넘는 지지를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불모지인 강원에서 45세 나이로 최연소 강원도지사로 당선됐다.

하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1년 1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7개월 만에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이후 재단법인 여시재 원장을 맡아 때를 기다려온 그는 2019년 12월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복권되자 이듬해 4·15 총선서 당선돼 활로를 모색했고, 2021년에는 강원권 차기 대권 주자를 내세워 당내 경선 승리에 강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예비경선 과정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해 정세균 전 총리와의 단일화로 조기에 물러난 데 이어 정치적 생명을 건 강원도지사 복귀전마저 무산되면서 그의 대권의 꿈은 더 멀어져만 가는 등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