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섣부른 저가 매수보다 배당매력 기업 주목하라
입력
수정
지면B1
약세장서 안정적 수익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전후로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난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3300선을 돌파할 때 기세와는 딴판이다. 전문가들은 섣부르게 저가 매수에 나서기보다 배당주에 투자하는 게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실적이 나아지고 배당 매력이 높은 기업은 약세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지수 기대 배당수익률
1년 만기 정기예금보다 높아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주
올 기대 배당수익률 상위 차지
실적개선·배당 매력
동시에 갖춘 종목 선택을
JB금융지주·SK텔레콤
KT·가스公·S-OIL 등 꼽혀
○“실적 개선 고배당주 주목”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고배당50지수는 올 들어 이날까지 0.7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등락률(-10.34%)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통상 배당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종목이 많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주가 하락 폭이 제한적이고 높은 배당수익을 통해 위험 관리가 가능하다. 금융·소재·필수소비재 업종에 속한 가치주 상당수가 배당주로 꼽힌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지수의 기대 배당수익률은 2.38%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1.9%)보다 높다”고 말했다.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 상위 종목은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DGB금융지주(8.07%)다. 그 뒤로 BNK금융지주(8.06%) 금호건설(8.01%) JB금융지주(7.67%) 삼성증권(7.61%) 순으로 나타났다.배당수익률만 보고 투자하기엔 위험이 클 수 있다. 성장성 둔화에 따라 주가가 하락해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종목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52주 신저가 수준까지 추락한 증권주가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개선되는 동시에 배당 매력을 두루 갖춘 종목을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존재하는 261개 상장사 가운데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하고 △최근 한 달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기대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인 종목을 추렸다. JB금융지주 기업은행 HD현대 우리금융지주 SK텔레콤 KT&G KT 한국가스공사 KB금융 신한지주 S-Oil 등 11개 종목이 꼽혔다. 이 중 기대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JB금융지주(7.67%)였다. JB금융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5% 증가한 79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0.8% 상향 조정됐다. 실적 개선세가 가장 뚜렷한 종목은 HD현대다.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4.1% 급증할 전망이다. 최근 한 달 새 영업이익 전망치가 15.1% 높아졌다.
○고배당 ETF도 유망
종목 선별이 어렵다면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 올 들어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66개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총 8조8949억원으로 연초 대비 4112억원 증가했다. 설정액 상위 배당주 펀드로는 신영밸류고배당 펀드(설정액 1조229억원),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펀드(6948억원),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 펀드(3673억원),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펀드(2931억원), 베어링고배당플러스 펀드(2565억원) 등이 있다.대표적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로는 ‘ARIRANG 고배당주’와 ‘KODEX 고배당’이 있다. 각각 올 들어 1.00%, 0.73% 강세를 보였다. 이들 ETF의 분배율(배당수익률)이 각각 5.44%, 4.79%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약 5~6%대 수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두 ETF는 고배당주에 투자한다는 점은 같지만 구성 종목에선 차이가 있다. ARIRANG 고배당주는 포트폴리오 상위 10위 종목에 은행주(5개) 보험주(2개) 등 금융주가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KODEX 고배당은 화성산업 쌍용C&E KT 맥쿼리인프라 삼천리 진양홀딩스 KT&G 등의 비중이 높다.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