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지방선거 때 한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기초의원 선거 후보들이 6·1 지방선거에서 재격돌한 결과 당시 소송 결과에 따라 패한 후보가 이번에는 당선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충남 청양군의회 가선거구에 출마한 임상기(60·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천151표를 얻어 압도적인 1위로 당선됐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같은 선거구에서 같은 무소속으로 임 후보와 겨뤄 한 표 차이로 승리했던 김종관(59) 후보는 이번에 1천581표를 얻는 데 그쳤다.
4명을 뽑는 청양군의회 가선거구에서는 이번에 8명이 출마해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김종관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 5차례의 재검표와 행정소송을 거친 끝에 선거가 끝난 지 10개월 만에 당선증을 받았다.
두 후보 간 당락 결정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당선→동률→낙선→소송→당선이란 피 말리는 과정 끝에 승부가 난 것이다. 당시 개표 결과 김종관 후보는 1천398표를 얻어 임상기 후보를 한 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임 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유효표를 무효처리해 낙선했다"며 소청했고, 충남도선관위는 투표지 검증을 통해 청양군선관위가 무효처리한 투표지 중 한 표를 임 후보 표로 결정했다.
두 후보의 운명을 가른 투표지는 임 후보의 기표란에 기표가 돼 있으나 바로 밑 칸 다른 후보의 기표란에 인주가 조금 묻어있는 것이었다. 선관위는 당시 "특정 후보의 기표란에 명확히 표기돼 있으면 다른 곳에 인주가 묻더라도 유효표라고 한 중앙선관위의 예시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임 후보의 득표가 한 표 늘면서 두 후보의 득표수가 같아졌고, '득표수가 같으면 연장자를 우선한다'는 공직선거법 제190조에 따라 임 후보가 당선자가 됐다.
주민등록상 임 후보는 1961년 10월, 김 후보는 1962년 10월생이다.
그러자 김 후보는 "충남도선관위의 결정은 잘못된 것으로, 정당 차원의 압력이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김 의원이 충남도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낸 당선무효 결정 무효확인 소송에서 "선관위의 결정은 무효"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김 의원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청양군의원 당선자는 또다시 바뀌게 됐다. 임 후보는 "그동안 진정성을 갖고 열심히 주민들을 만난 덕분에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됐다"며 "군의회에 입성하면 농업인의 권익 보장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