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중문, 외지인 유입 증가에 부동산 가격 상승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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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규제 지역, 인프라 잇점 있지만 신규 공급은 적어전국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제주도는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보합을 나타내고, 수도권을 비롯한 대전과 울산, 전남 등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하락까지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제주도 내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작년 12월 대비 0.81%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제주 아파트 가격이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제주도가 비규제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을 최우선 순위로 꼽는다. 제주도의 도내 전 지역은 부동산 거래 관련 비규제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적용 받을 수 있고 청약자격이나 전매제한도 없다. 현재 전국에서 비규제 지역은 제주도와 강원도 뿐이다.
제주도 내에서는 특히 중문을 중심으로 한 서귀포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4월 넷째주 기준, 서귀포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3% 오른 105.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1% 상승에 그쳤다.
실제로 서귀포시 중문동 ‘이편한세상 중문’의 전용 79.00㎡는 지난 3월, 2월에 발생한 직전 거래보다 12.99% 오른 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지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신규 분양한 아파트도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포레나 제주중문은 169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서만 731명이 접수해 평균 4.33대 1, 최고 2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5천만원에서 최대 1억까지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중문 지역의 이러한 상승세는 공급 물량의 부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서귀포 혁신도시와 제주영어도시가 조성된 이후 서귀포 전역에 외지인 유입이 지속되고 있지만 서귀포 혁신도시 지역을 제외한 중문지역에는 신규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
서귀포시는 제주도 내에서도 서울 및 수도권에서 이주한 외지인의 유입이 크게 늘어난 지역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379만㎡에 조성된 제주영어도시는 교육부로부터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는 국제학교 6곳 중 4곳이 있는 교육 특화단지다. 제주 국제학교를 입학하는 자녀는 물론 함께 제주도에서 생활하는 가족들까지 더해지며 중문지역의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이 때문에 지난해 제주 국제학교 인근 중문 지역에 위치한 전용면적 84㎡의 연세는 평균 25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3000만원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실제로 제주영어도시 인근에 있는 중문 부동산 계약자의 70% 이상이 이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문은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고 규제를 피해갈 수 있어 진입 문턱이 낮으면서도 제주영어도시, 서귀포혁신도시와 인접한 입지로 생활 편의 환경이 우수해 외지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주거 지역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은 제주 남부 중문관광도시와 제주영어도시 등의 인프라를 가까이 누릴 수 있고 교육 여건과 교통이 우수해 거주 목적의 이주민이 지속 유입되는 지역”이라며 “서귀포 혁신도시에 신규 주택 공급이 집중되면서 중문의 경우 한동안 신규 주택 부족에서 비롯된 가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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