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조롱?"…밈 주식 투자자 얼굴에 파이 투척 광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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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공익광고, 밈 주식 투자 경고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무분별한 밈 주식 투자를 경계하는 취지에서 게재한 공익광고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밈 주식 투자자를 조롱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온라인선 "투자자 조롱" 비난
SEC는 1일(현지시간) 유튜브에 밈 주식 투자와 관련된 영상을 게재했다. 가상의 TV게임쇼 진행을 소재로 한 이 영상에선 한 남성 참가자가 화면에 표시된 ‘밈 주식’을 선택한 뒤 ‘투자’ 버저를 누른다. 그러자 그는 상금을 잃고 얼굴에 파이 반죽을 뒤집어쓴다. 반면 다른 퀴즈쇼 참가자는 “난 (투자 전에) 먼저 조사부터 하겠어요”고 하자 쇼 진행자에게 칭찬을 받는다.영상 설명에 따르면 SEC는 “투자가 게임이 아니며 투자 결정을 내릴 땐 사전 조사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영상을 게재했다. 밈 주식은 회사의 가치보다는 온라인 상의 유행에 의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주식을 일컫는다. 지난해 연말 공매도 투자업체의 표적이 되자 누리꾼 사이에서 투자 ‘붐’이 일었던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의 주식이 대표적인 밈 주식으로 꼽힌다.
이 같은 영상이 게재되자 투자 관련 온라인에선 비난 여론이 나왔다. 웹사이트 레딧에선 이 영상을 주제로 게시글이 다수 게재됐다. 투자정보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레딧의 한 누리꾼은 “내용은 웃기지만 정부기관이 대놓고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다”며 이 영상을 비판했다. 옵션 비교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언유즈얼와일스는 트위터에서 “이 영상은 2021년 가장 중요했던 시장 내 움직임의 의미를 축소시켰을 뿐 아니라 수백명의 개인 투자자들을 하찮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밈 주식의 대명사로 꼽히는 게임스톱의 주가는 지난 1일 뉴욕시장에서 121.4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1월 3일) 가격과 비교하면 21% 낮은 상태다. 지난해 연중 최고치인 325달러 대비 37% 수준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