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도 역부족…천장 뚫은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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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소비자물가 5.4% 급등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4%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8월(5.6%) 후 약 14년 만의 최고치다. 코로나19 이후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린 데다 공급 측면에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폭풍’이 덮친 것이다.
금융위기 후 14년 만에 '최악'
석유류·개인서비스 가격 급등
"6,7월에도 5%대 물가 지속"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4% 상승했다. 4월(4.8%)보다 상승폭이 0.6%포인트 커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대부분 1~2%대였지만 작년 10월 3%대로 올라섰고 올 3, 4월 4%대로 치솟은 뒤 5월엔 5%대로 올라섰다. 5%대 물가는 2008년 후 처음이다.지난달 생활물가지수(소비자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한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7%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석유류 제외)도 4.1% 올랐다.
지난달 물가 상승분의 82%는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다.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물가는 각각 8.3%와 5.1% 올랐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 5.4% 중 공업제품의 물가 기여도가 2.86%포인트로 절반을 넘었다.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와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26.0%)가 모두 오르며 석유류가 34.8% 뛰었다.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1.57%포인트였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가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6월과 7월에도 5%대 높은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 국제 유가와 식량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도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병욱/조미현 기자 dodo@hankyung.com